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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청자 빼닮은 토종 관상어 '칼납자루'…국내 첫 양식 성공

중앙일보

입력

한국 고유 어종인 칼납자루 암수 한쌍이 헤엄치고 있다. [사진 경북도]

한국 고유 어종인 칼납자루 암수 한쌍이 헤엄치고 있다. [사진 경북도]

토종 민물고기인 '칼납자루'를 국내 최초로 완전 양식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자생하는 칼납자루는 관상용으로 키우는 열대어에 버금갈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 '고려청자' 또는 '수묵담수화'라는 애칭을 가진 토종 어류다.

경북도 토속어류산업화센터, 자체 기술력으로 완전 양식 성공 #완전 양식 성공으로 세계 관상어시장 공략 가능할 것으로 기대

경상북도 토속어류산업화센터는 18일 칼납자루를 순수 자체 기술력으로 완전 양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칼납자루의 완전 양식을 성공한 것은 지난해 자연산 어미와 숙주조개를 활용한 인공 종자를 생산하면서다.

토속어류산업화센터는 칼납자루 완전 양식 성공으로 세계 관상어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열대어, 금붕어 등이 선점하고 있는 관상어 시장에 아름다운 색상과 자태를 가진 칼납자루가 충분한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 고유 어종인 칼납자루 수컷. [사진 경북도]

한국 고유 어종인 칼납자루 수컷. [사진 경북도]

관상어 애호가들은 칼납자루가 국내 고유종인 데다 열대어에 뒤지지 않는 발색 때문에 앞으로 칼납자루를 찾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관상어 시장은 소득 수준이 높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연평균 7~9%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 규모가 45조원가량에 이른다. 국내 관상어 시장 산업 규모도 경제성장과 1인 가구 증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애완동물 수요 증가에 따라 2009년 2300억원에서 2013년 4090억원까지 급성장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토종 민물고기가 단순히 매운탕감으로만 활용된다고 생각하지만 칼납자루를 비롯해 묵납자루, 흰줄납줄개, 새미, 참중고기 등 관상어종으로 충분할 정도의 자태를 가진 어종이 많다.

토속어류산업화센터는 종자가 성장하는 데 적합한 수온·광주기·사육밀도·먹이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특히 10~12개월 동안 사육한 어미 칼납자루를 단기간 내 산란할 수 있도록 유도해 빠른 재생산을 가능하게 한 것이 핵심 성과다.

칼납자루의 번식에는 조개가 필수적이다. 칼납자루 암컷은 길게 늘어진 산란관을 순식간에 조개의 출수공에 꽂아 알을 낳고, 곁에 있던 수컷이 정자를 쏟아낸다. 칼납자루의 알은 조개 체내에서 3~4일이 지나면 부화한다. 치어들은 7~8㎜가량 자란 뒤 조개 밖으로 나온다. 다 자란 칼납자루는 50~80㎜ 크기다.

한국 고유 어종인 칼납자루 암컷. [사진 경북도]

한국 고유 어종인 칼납자루 암컷. [사진 경북도]

토속어류산업화센터는 종자가 성장하는 데 적합한 수온·광주기·사육밀도·먹이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특히 10~12개월 동안 사육한 어미 칼납자루를 단기간 내 산란할 수 있도록 유도해 빠른 재생산을 가능하게 한 것이 핵심 성과다.

이와 관련해 경북도는 '토속어류 관상어산업 프로젝트' 5개년 계획을 수립, 총 40억원을 투자했다. 낙동강 토속관상어 연구시설도 내년 5월에 완공할 계획이다. 연구시설이 들어서면 칼납자루뿐만 아니라 줄납자루, 큰줄납자루와 같은 다른 납자루과 어류, 쉬리·버들붕어 등 다른 종에 대한 연구도 이뤄진다.

김경원 경북도 동해안발전본부장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국내외 '아쿠아 펫' 시장을 선점해 우리의 소중한 문화와 자연환경을 수출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는 한편 농어촌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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