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먼저 '호호'… 맥윌리엄스·전주원 '아줌마 뚝심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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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의 태즈 맥윌리엄스(왼쪽)가 우리은행의 타미카 캐칭과 리바운드를 다투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신한은행이 먼저 웃었다. 3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2006 겨울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신한은행은 '주부 콤비' 태즈 맥윌리엄스(27득점.17리바운드)와 전주원(14득점.8리바운드.7어시스트)의 활약으로 타미카 캐칭(27득점.13리바운드)을 앞세운 홈팀 우리은행을 63-59로 물리쳤다.

정규리그에서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에 1승3패로 뒤졌고, 그나마 1승도 캐칭이 없을 때 거둔 승리였다. 캐칭이 합류한 뒤 맥윌리엄스는 공.수에서 캐칭과 맞대결했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맥윌리엄스는 자존심이 상했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자신의 전담 트레이너인 김준씨에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장담했다.

전반은 37-37로 팽팽했다. 전반에 맥윌리엄스는 19득점, 캐칭은 17득점이었다. 3쿼터를 앞두고 맥윌리엄스가 이영주 감독에게 말했다. "캐칭을 잡아야겠다"고. 이 감독은 사실 맥윌리엄스에게 "너무 캐칭을 막으려 들지 마라"고 주문했다. 캐칭을 철저히 막으려다 파울을 많이 내 후반에 낭패를 볼까 우려한 것이다. 그러나 맥윌리엄스의 눈빛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이 서른여섯. 딸 둘을 둔 주부 스타의 서슬 퍼런 투혼이 번득였다. 맥윌리엄스는 필사적이었다.

이 감독이 "외곽슛은 주고 골밑만 막으라"고 했지만 안팎 가리지 않고 끈질기게 캐칭을 따라붙었다. 캐칭은 3쿼터 3득점에 머물렀고, 캐칭이 막히자 우리은행은 공격의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신한은행 선수들은 캐칭을 막았다는 사실만으로 사기가 충천했다.

신한은행은 3쿼터를 48-43으로 끝냈다. 4쿼터에서 캐칭이 7득점으로 힘을 냈지만 신한은행은 '맞불'을 놓지 않았다. 속공 기회가 아니면 공격 제한시간(24초)에 걸릴 정도로 느린 공격으로 우리은행을 애타게 했다.

마지막 공격은 대개 맥윌리엄스와 전주원이 맡았다. 54-50으로 앞선 4쿼터 6분 전주원, 58-55로 쫓긴 종료 54초 전 맥윌리엄스가 점프슛을 넣어 고비를 넘겼다. 2차전은 5일 오후 3시 신한은행의 홈인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열린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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