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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원, ‘DJ 비자금 의혹 제보’ 인정…“주성영에 건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민의당 박주원 최고위원은 13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 관련 자료를 주성영 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보했다고 인정했다.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대중 대통령(DJ) 비지금 의혹 제보' 논란과 관련한 해명을 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대중 대통령(DJ) 비지금 의혹 제보' 논란과 관련한 해명을 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박 최고위원이 검찰 수사관 재직 당시 현대그룹 비자금 사건을 내사하면서 관련 자료를 입수했고,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으로부터 해당 자료가 김 전 대통령의 측근과 관련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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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2003년 현대 비자금 사건을 내사하고 수사하는 과정에서 양도성 예금증서(CD)와 수표가 입수됐다”고 말했다. CD와 수표 등을 주 전 의원에게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그분에게도 드렸다”고 했다.

그는 “그 사건 무렵, 주 전 의원이 검찰을 그만두고 국회의원 출마한다고 대구인가로 내려갔는데, 확인되지 않는 비자금 종류가 이런 게 있어서 (그분이) 검사 출신이라 드린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 DJ 비자금이라고 말한 사실이 없다”며 “측근들이 받은 거라서, 표현상 많은 분이 그렇게 이해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제보한 자료가 김 전 대통령 측근의 비자금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때 그런 식으로 수사, 내사되고 있었다”면서 “그런 얘기를 정몽헌에게서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정 전 회장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들었느냐는 물음에는 “나중에 밝히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주성영 전 한나라당 의원(왼쪽),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 [연합뉴스]

주성영 전 한나라당 의원(왼쪽),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 [연합뉴스]

박 최고위원은 지난 8일 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당원권 정지 및 최고위원 사퇴 징계를 받은 후 이날 최고위에 참석해 “어린아이 오줌 마려워 길거리에 쉬했다고 해서 집 나가라고 몽둥이질해서야 되겠느냐”며 징계에 반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충분한 소명과 조사 없이 언론보도 하나로 당원권을 재단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면서 “제가 DJ 정신을 훼손했다면 형사고발하라”고 강조했다. 또 “당무위에서 소상히 밝히겠다”며 징계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제가 입수했던 비자금 의혹이나 뒷받침되는 양도성예금증서, 수표 등이 한두장이 아니었다. 수십, 수백장이었다”며 “이 돈이 깨끗한 돈이라면 국고환수가 됐겠나. 왜 돈을 안 찾아갔겠나. 그 돈 안 찾아간 사람들이 지금 살아있다”고 했다.

이에 박 최고위원을 제외한 최고위 지도부는 오는 15일 오후 3시 당무위원회를 소집해 박 최고위원에 대한 비상징계 안건을 처리하기로 의결했다. 박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는 당무위 의결을 거쳐야 효력이 발생한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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