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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인터넷은행도 펀드 판매…수수료 인하 경쟁 불붙나

중앙일보

입력

펀드 판매사가 우체국, 인터넷은행 등으로 확대된다. 펀드시장의 가격경쟁이 본격화될까. [중앙포토]

펀드 판매사가 우체국, 인터넷은행 등으로 확대된다. 펀드시장의 가격경쟁이 본격화될까. [중앙포토]

내년부터 우체국에서도 펀드를 판매한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과 농협·신협 단위조합에도 펀드 판매사 신규 인가를 해줄 계획이다.

금융위 자산운용시장 발전방안

13일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자산운용시장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수탁고가 정체 상태인 공모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와 관심을 되살리려는 정책이다.

우선 대형 은행·증권사에 쏠린 펀드 판매시장의 경쟁을 촉진키로 했다. 이미 펀드판매사 예비인가를 신청한 우정사업본부에 내년 중 신규 인가를 내주기로 했다. 또 상호금융기관(농협, 신협 단위조합)과 인터넷은행도 신청하면 펀드 판매를 허용할 방침이다. 이미 농협 단위조합 중엔 한 곳(북서울농협)이 펀드를 판매 중이고, 이달 중 4곳이 추가로 인가를 받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우체국이나 인터넷은행이 뛰어들면 펀드 판매시장의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우체국의 경우 정부기관이기 때문에 인건비나 임대료 같은 관리비용이 적어서 판매수수료를 낮출 수 있다. 인터넷은행 역시 오프라인 지점이 없다보니 가격 경쟁력이 앞선다. 박정훈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이미 인터넷은행 출범 뒤 (은행권의 변화) 사례에서 보듯이 펀드시장도 판매보수 등에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펀드에 가입한 뒤 1년이 지나면 수수료가 저렴한 클래스 펀드로 갈아탈 수 있는 길도 내년 하반기부터 열린다. 현재 공모펀드는 판매보수가 운용보수의 1.4배에 달한다(평균 판매보수율 0.352%, 운용보수율 0.273%). 이와 달리, 미국·일본 등은 운용보수와 판매보수가 같고, 영국은 판매보수가 운용보수의 절반 수준이다.

판매보수는 펀드계좌 관리와 투자자문 등에 대한 대가이지만, 정작 환매할 시점엔 투자자문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불만도 많았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기존 투자자가 신청하면 판매보수가 저렴한 온라인 클래스(클래스명에 알파벳 E나 S 포함) 또는 클린클래스(알파벳 G포함)로 갈아탈 수 있다. 이 경우 판매보수가 일반 펀드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다만, 가입은 투자자문을 받아 했으면서 바로 보수가 낮은 클래스로 갈아타는 ‘체리피킹’을 방지하기 위해 펀드 가입 뒤 1년 정도의 기간이 지난 경우에만 허용한다.

현재 매월 제공 중인 펀드 매매명세와 잔고통보는 실질적인 정보로 개편한다. 지금은 대부분 판매사가 판매수수료나 세금을 반영하지 않은 채 수익률 정보를 제공한다. 따라서 막상 환매하면 실질 수익률은 그에 미치지 못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컸다.

앞으로는 판매수수료와 세금 등 각종 비용을 반영한 실질수익률과 환매 예상금액을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 통지 방식도 기존의 서면, 문자메시지뿐 아니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푸시 기능을 쓸 수 있도록 허용한다.

펀드 클래스 명칭은 내년 하반기 중 이해하기 쉽게 바꾼다. 일회성 선취수수료가 있는 A클래스는 ‘장기투자형’, 선취 수수료가 없는 C클래스는 ‘단기투자형’으로 이름을 정비한다. 통상 3년 이상 투자하는 경우엔 A클래스, 그 이하는 C클래스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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