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수의 노후준비 5년 설계] 내가 주식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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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서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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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세상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일수록 더 잘 일어난다. 바로 ‘머피의 법칙’이다. 우연히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비유한 말이다.

머피의 법칙이 강하게 나타나는 곳이 주식시장이다. 많은 투자자가 ‘내가 주식을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른다’며 한숨을 짓는다. 머피의 법칙은 개인 투자자의 숙명과도 같다. 왜 그럴까.

이는 경제학의 기초원리인 수요·공급 법칙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개인들은 위험한 주식시장에서 군중심리에 휩싸이는 경향이 강하다. 주식 값이 싼 것은 공급자가 수요자보다 많을 때인데, 군중심리를 좇게 되면 주가가 쌀 때엔 사지 못한다. 반대로 주가가 오르는 건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군중심리에 잘 빠지는 투자자는 그제서야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비싸게 산다. 쌀 때 사고 비쌀 때 파는 투자원칙과는 거꾸로 가는 개인들이 그토록 많은 이유다. 투자의 고수는 대중이 몰려 있는 시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려고 한다. 똑같이 생각하고 믿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는 한 집단의 감정이나 믿음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월스트리트 아닌 시골 마을에 살고 있다.

개인으로선 대중매체에서 주가를 자주 확인하지 않는 게 군중심리를 멀리하는 방법이다. 주가사이트나 신문의 주식기사란을 자주 들여다보는 사람치고 투자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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