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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값 담합 5년새 40% 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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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대한제분.동아제분.CJ 등 8개 밀가루 제조업체가 밀가루 가격을 담합해 올린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이들 업체는 2000년 1월부터 2004년 3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영업담당 임원회의를 열고 밀가루 가격을 담합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개 제분업체에 43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2일 밝혔다. 공정위 한철수 카르텔조사단장은 "8개 업체의 국내 밀가루 시장 점유율은 99%에 달한다"며 "이들 업체의 담합으로 2000년 1월 이후 최근까지 밀가루 가격이 40% 정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원료가 되는 밀 가격이 2004년 4월 이후 하락세를 보였지만, 가격 담합 때문에 밀가루 값은 떨어지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덧붙였다.

또 이들 업체는 2002년 2월 대표이사들이 모여 회사별 생산량을 결정한 뒤 매월 1~2회 영업담당 임원 및 부장회의를 열면서 담합이 지켜지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한 것으로 드러났다. 밀가루 값이 인상되면서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라면과 과자.빵 가격도 동시에 올라 소비자들이 비싼 값을 주고 관련 제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공정위는 대한.동아.한국.영남.대선제분에 대해서는 법인과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담합에 참여한 대표이사가 사망한 삼화제분은 법인만 검찰에 고발했다. CJ와 삼양사는 지난해 9월 이후 담합에서 벗어나 제품 가격을 인하한 점 등이 고려돼 고발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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