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덩샤오핑'처럼 인도엔 만모한 싱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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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상공회의소(FICCI) 부회장을 지낸 크리샨 칼라의 말이다. 인도 전국경제인연합회(CII)의 구르팔 싱 부회장의 평가도 다르지 않다. 그는 싱 총리를 "인도를 1991년 경제위기에서 건져낸 뒤 개방으로 인도한 인물"이라고 표현한다.

만모한 싱(74) 총리. 78년 시작된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가 덩샤오핑이라면 91년 막이 오른 인도의 개방정책은 싱 당시 재무장관의 머리에서 나왔고 지금도 그의 손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는 당시 인도 경제의 위기가 폐쇄적인 경제체제에 있다고 보고 시장경제 체제를 적극 도입하기 시작했다. 싱은 이미 64년 출판한 책에서 내부 지향의 인도 통상정책을 비판하는 등 개방의 필요성을 일찌감치 갈파했다. 93, 94년 경제잡지 아시아머니와 유로머니는 싱을 세계 최고의 재무장관으로 뽑았다. 2004년 재집권한 국민회의당은 싱을 총리로 발탁해 개방 정책이 뿌리 내리는 데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항상 푸른색 터번을 쓰고 다니는 싱 총리는 저명한 경제학자 출신이다. 실용주의 정신이 강한 인도 동북부의 펀자브주에서 태어난 그는 펀자브대학을 졸업한 뒤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57년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과를 1등으로 졸업하며 최고의 영예인 '애덤 스미스상'을 받았다.

뉴델리=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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