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교포들 언어 표준어와 다른점 많다"-고려대 박영순 교수 연구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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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공에 사는 한인교포들이 사용하는 한국어가 우리가 사용하는 표준어와는 다른 부분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국토통일원의 지원을 받아 연구한 고려대 박영순 교수(국어학)의 「재중 한인들의 한국어 연구현황과 언어 이질성에 대하여」라는 논문에서 밝혀졌다.
박교수는 이 논문에서 『중공의 한인교포들은 54년 연변조선족 자치구에서 한국어가 공용어로 선포되면서 한글판 교과서를 채택하는 등 한국어 사용 및 활발한 어학연구를 하고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이 쓰는 언어는 우리의 표준어와 표기·문법·어휘 등 모든 면에서 상당한 이질성을 드러내고 있어 민족동질성 회복을 위해 더 이상의 이질화를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교수가 중공한인들이 퍼낸 간행물들을 토대로 조사한 이질화된 부분들중 대표적인 것들이다.
◇표기면 ▲두음법칙을 적용치 않는다=「이해」를 「리해」로, 「여자」를 「려자」로.
이는 중공거주 한인들의 거의가 북한출신이고 정치적으로 남한보다 북한과 가깝다는 점에서 북한의 표기법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이ㅅ 부재=「냇물」을 「내물」로, 「바닷가」를 「바다가」로.
▲반모음 y삽입(모음과 모음사이)=「되었다」를 「되였다」로, 「띄엄띄엄」을 「띄염띄염」으로.
▲ㅅ음 불탈락=「먹었읍니다」를 「먹었습니다」로.
▲의문어미「까」를 「가」로=「왔을까」를 「왔을가」로, 「볼까말까」를 「볼가말가」로 표기하고 있다.
◇어휘면 ▲의미변화=역할을 「한다」를 역할을 「보다」로, 「보복」이 「봉창」으로,「듬직한」을 「끌끌한」으로, 「지다」를 「나다」로(추워졌다→추워났다. 그리워졌다→그리워났다 등), 4백자「내외」를 4백자「좌우」로.
▲뜻을 알수 없는 단어=엄엄하다, 마투금, 고무루동해야, 단통 지지 벌개났다, 왈쯔랑 왈쯔랑등.
▲표현상 어색한 단어=「와그르르」웃다, 모든 자료를 「장악」하였다.
◇문법면 ▲품사론=국내에서는 명사·대명사·수사·동사·형용사·관형사·부사·감탄사·조사의 9개인데 중공 한인학자들은 조사를 어미와 함께 토로 분류한다.
▲어휘 의미론=「유의미」와 「종의 미」구분 등 우리 문법 체계에는 없는 문법연구가 있다. <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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