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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와 중기] ‘토스’ 월 송금액 1조 돌파 … 2년 만에 세계 35위로 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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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

지난 5일 ‘토스’ 누적거래액 10조원 돌파를 기념해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 비바리퍼블리카]

지난 5일 ‘토스’ 누적거래액 10조원 돌파를 기념해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 비바리퍼블리카]

“해외에는 금융회사 못지않게 금융 서비스 회사들이 발달해있습니다. 토스를 송금 앱을 넘어 다양한 금융 상품을 소비자에게 연결해주는 금융 앱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실리콘밸리서 550억원 투자 유치 #작년 매출 35억서 올핸 200억 예상 #통합계좌조회·신용등급조회 인기 #“이달 중에 통합카드조회 서비스” #금융상품·소비자 연결 ‘미들맨’ 역할 #“내년엔 월 사용자 1000만 명 목표”

간편 송금으로 유명한 ‘토스’의 이승건(35)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5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목표를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토스의 월 송금액 1조원 돌파를 기념해 만든 자리다. 지난달 기준 누적 송금액도 10조원을 돌파했다. 2015년 2월 토스를 내놓은 지 3년이 채 되지 않아 달성한 기록이다.

이런 성장세는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다. 이미 토스의 사용 실적은 북미 최고 송금서비스인 ‘벤모(Venmo)’를 뛰어넘었다. 토스는 최근 KPMG가 선정한 세계 100대 핀테크 회사 순위에서 한국 기업으로 유일하게 35위에 올랐다. 토스가 지금껏 유치한 875억원의 투자 중 550억원이 페이팔 등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나오기도 했다.

간편 송금으로 사용자를 늘리고 브랜드를 키웠지만, 송금 서비스가 토스의 수익원은 아니다. 지난해 공격적으로 확장한 금융 서비스로 토스의 매출은 급성장하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35억원이었던 연간 매출이 올해는 2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토스’의 성과

● 토스 앱 누적 다운로드: 1200만건
● 누적 가입자: 650만명
● 누적 송금액: 10 조원
● 월 송금액: 1조원
● 임직원 수: 115명
● 총 투자 유치 금액: 페이팔 등에서 875억원
[자료: 비바리퍼블리카]

매출 증대는 투자 연계 상품의 덕을 톡톡히 봤다. 특히 지난 7월 출시한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연동 계좌 서비스인 ‘토스 주계좌플러스’는 출시 2개월 만에 17만 계좌가 개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승건 대표는 “지난해 전체 은행권의 비대면 계좌 개설량이 15만 건이었다”며 “광고나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 소비자의 반응이 뜨거워 놀랐다”고 말했다. 토스가 투자업체들과 손잡고 선보인 P2P(개인 대 개인) 형태의 부동산 소액 투자, 1000원 단위로 가능한 펀드 소액투자 등에도 많은 사용자가 몰렸다. 이 대표는 “고객들이 이런 투자 상품에 가입하면 금융회사들이 토스에 소정의 수수료를 전달한다”며 “매출이 빠르게 늘어 내년엔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간편하게 자신의 금융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는 토스의 충성 고객을 늘린 발판이 됐다. 공인인증서 등록만 하면 토스와 제휴한 19개 은행, 3개 증권사 계좌를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통합계좌조회’ 서비스, 신용등급을 비용 없이 무제한 조회할 수 있는 ‘무료신용등급조회’ 서비스는 각각 누적 사용자 200만, 150만 명을 돌파했다. 이승건 대표는 “이달 중으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통합적으로 조회해 소비 내용을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카드조회’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테스트에선 송금 서비스 못지않은 반응을 끌어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시중의 다양한 금융 상품을 소비자와 연결해주는 ‘미들맨(middle man·중개인)’ 역할로 국내에 생소한 금융서비스업을 개척하겠다고 설명했다. 외국은 크레딧카르마나 웰스프론트·스트라이프·민트 등이 상당한 시장을 키운 분야다. 이승건 대표는 “한국은 금융서비스에 집중하는 회사가 거의 없어 사실상 토스가 국내 첫 사례”라며 “소비자가 금융에 대한 필요가 있을 때 찾게 되는 첫번째 서비스가 되는 것이 토스의 목표”라고 말했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카카오뱅크 같은 모바일에 최적화된 금융회사가 등장하는가 하면, 기존 금융회사들도 자사의 서비스를 빠르게 간편화하고 있다. 이승건 대표는 월별 실적 그래픽을 가리키며 “카카오뱅크나 카카오페이 같은 경쟁 서비스가 출시되는 시점에도 우리의 성장세는 전혀 꺾이지 않았다”며 “토스만의 차별성을 시장에 분명히 인식시켰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월 활성 사용자 1000만 명을 돌파하는 게 목표다. 한국 최초의 핀테크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이 탄생할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토스’ 핵심 서비스

▶간편 송금(2015년 2월)
● 금액/받는 사람/인증, 3단계로 끝나는 계좌이체
서비스
● 누적 사용자 650만명

▶통합계좌조회(2016년 9월)
● 공인인증서로 19개 은행, 3개 증권사 계좌 조회
● 누적 사용자 200만명 이상

▶무료신용등급조회(2017년 2월)
● 무료·무제한 신용등급조회 서비스
● 누적 사용자 150만명

▶부동산 소액투자(2017년 6월)
● P2P(개인 대 개인) 부동산 투자 연계

▶비트코인 간편거래(2017년 7월)
● 비트코인 거래소와 제휴한 거래 서비스

▶펀드 소액투자(2017년 11월)
● 1000원부터 펀드 투자 가능
[자료: 비바리퍼블리카]

174개

● 금융감독원이 5일 발표한 ‘2017년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에서 2275개 기업 중 올해 구조조정 대상인 C·D등급을 받은 중소기업의 숫자. 지난해보다 두곳 줄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여전히 최대 규모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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