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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경기 풀려도 일자리 한파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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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내년에도 올해만큼 경기가 좋을 전망이다. 그러나 고용시장은 정반대다. 취업자 증가 폭이 올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분석 결과다.

연평균 취업 29만6000명 증가 그쳐 #올해 예상치보다 8.6% 감소할 듯 #생산가능인구 줄어 고용위축 본격화

한국노동연구원은 5일 내년 연평균 취업자 수는 29만6000명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예상치 32만4000명보다 8.6%나 감소한 수치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성재민 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0.1% 포인트 낮은 2.9%로 양호하겠지만, 취업자 증가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성 실장은 고용시장이 위축되는 이유로 “내년에는 15~64세 인구의 감소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구 변동이 고용시장에 본격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는 얘기다. 성 실장은 “인구구조 변화가 노동공급의 근본적인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는 단계로 향하고 있다”며 “이런 인구 제약은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는 구조적 제약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고용률은 올해보다 0.3% 포인트 오른 61%로 예측됐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크지 않은 데도 고용률이 오르는 것은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든 데 따른 인구구조형 착시효과다. 연구원은 “인구 구조에 따른 고용 악영향을 줄이거나 막으려면 경제활동 참여가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과 고령층에 대한 노동시장 참여 활성화 대책이 절실하다”며 적극적이고 확장적인 노동공급 유인책 마련을 정부에 권고했다.

연구원은 유가 인상과 금리 인상도 고용시장에 불안요소가 될 것으로 봤다. 내수 서비스 산업에서 기업의 신규 출점 규모가 감소하게 돼 고용 규모도 덩달아 줄 수 있어서다. 연구원은 16.4%나 인상된 최저임금은 일자리 질이나 소득개선에는 긍정적이지만 고용량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청년들의 일자리 체감 온도도 냉랭할 전망이다. 성 실장은 “청년이 주로 흡수되는 제조업과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음식업 고용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어 경기적 요인은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와 같은 구조적 요인은 그대로여서 체감은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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