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형약국체인 CVS, 75조원에 보험사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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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우 기자

미국의 대형 약국체인 CVS 헬스가 대형 건강보험회사 애트나(Aetna)를 690억 달러(약 75조원)에 사들인다.

의약품 유통 진출노리는 아마존 견제 #2천만 보험고객 확보하는 거래 긍정적 #독과점 유발과 거리멀어 성사 낙관적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애트나 이사회가 주당 207달러의 조건으로 회사를 CVS 체인에 매각하는 계약을 승인했다. 애트나 주주는 주당 145달러를 현금으로 챙긴 뒤 애트나 한 주당 0.8378주의 비율로 CVS헬스 주식을 받게 된다. 지난해 CVS헬스와 애트나의 매출은 각각 1780억 달러(약 200조원)와 632억 달러였다.

CVS헬스의 약국체인. [AP=연합뉴스]

이들의 인수합병(M&A) 금액은 올해 미국 M&A 역사상 최고액이다. 이전까지는 아마존이 유기농 식품체인인 홀푸드를 137억 달러(약 15조원)에 인수한 것이 최고였다.

CVS헬스가 이처럼 매머드급 인수합병을 추진한 계기는 미국 내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의 제약시장 진출 가능성 때문이다. 월마트를 비롯해 메이시스ㆍ시어스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이 아마존의 공격경영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에 미리부터 대형화ㆍ다양화한 진지구축으로 견제에 나선 것이다.

코네티컷주 하트포드의 애트나 본사. [AP=연합뉴스]

아마존은 지난 수년간 제약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왔으며, 최근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의 온라인 판매허가를 미국 내 12개 주에서 받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난달 30일에는 스위스계 복제약 기업인 산도즈의 피터 골드슈밋 미국대표가 아마존 측과 만나 아마존의 미 헬스케어 시장진출 계획을 협의했다고 투자은행 리링크가 전하기도 했다.

이같은 아마존의 움직임에 CVS헬스가 발빠르게 선제대응에 나선 것이다. 래리 멀로 CVS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6개월 동안 마크 베르톨리니 애트나 CEO와 수차례에 걸쳐 회동하며 M&A 협상에 공을 들여왔다.

CVS가 추구하는 모델은 대형 약국체인과 대형 건강보험회사가 결합함으로써, 2220만여 명에 달하는 애트나 가입자들을 CVS의 고객으로 확보하게 된다. 처방약과 일반의약품을 CVS에서 구입하도록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활용할 수도 있다.

합병이 완료되면 멀로 CEO가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게 된다. 베르톨리니 CEO는 애트나 임원 두명과 CVS 이사회 멤버로 활동한다. 애트나의 경우 오바마케어에서 빠져나온 뒤로 늘어나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3대 보험사 중 하나인 휴마나를 370억 달러에 인수하려다 무위에 그쳤다. 정부로부터 독과점을 유발하는 행위로 판정받았다. AT&T가 타임워너를 인수하려는데 미정부가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번 CVS와 애트나의 합병성사에 대해 시장에서는 대체로 낙관하는 편이다. 멀로 CEO는 “이번 거래는 성장과 확대를 위한 것”이라며 “단기간에 7억5000만 달러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CVS 이외에도 메케슨ㆍ아메리소스버진ㆍ카디널헬스와 같은 도매상들이 아마존의 의약품 유통사업 진출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유통채널이 늘어날 수도 있는 복제약 제조사들은 내년 사업계획의 일부로 아마존과 협력관계를 모색하는 중이다.

CVS의 경쟁사인 월그린의 스테파노 페시나 CEO는 “아마존이 우리 업계와 같은 복잡한 시장에 들어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들은 결국 기술을 다른 방식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두회사 이모저모>

CVS헬스 항목 애트나(Aet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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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0억 매출(달러) 632억

래리 멀로 CEO 마크 베르톨리니

운소켓(로드아일랜드) 본사 하트포드(코네티컷)

처방전 24억장(2016년) 특이사항 회원 2220만 명(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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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각 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