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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영매체 “중국은 할만큼 했다”…추가 대북 제재 거부

중앙일보

입력

중국 관영매체가 3일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에 거부감을 표명했다. 러시아 외무장관 역시 최근 한반도 위기 상황과 관련해 북한과 미국을 동시에 비난하고 나섰다.

“북한도 제재 감수해야하지만 대북 봉쇄는 잘못” # “북한과 미국 스스로 책임지지 않고 중국에만 의존” 비판 # 러 외무도 “위협ㆍ모독 중단, 대화 재개 위한 길 찾아야” #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북핵ㆍ미사일 문제에서 중국은 할만큼 했으니 더는 (미국과 국제사회가) 중국에 강요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이런 논조는 지난달 말 북한의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따른 미국의 추가 대북제재 움직임에 대한 중국 정부의 거부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화성-15형'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추가 도발을 함에 따라 유엔 안보리에서 추가 제재가 논의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북한이 '화성-15형'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추가 도발을 함에 따라 유엔 안보리에서 추가 제재가 논의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환구시보는 이날 사평에서 “중국은 북한에 우호적인 정책을 펴온 얼마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에 참여했지만 여전히 북한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며 여러 차례 안보리에서 북한의 입장을 변호했고 대북제재가 북한 인민을 겨냥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에 대해서도 중국은 할만큼 했다”면서 “중국은 안보리 결의 이행과정에서 북ㆍ중 관계에 손상을 입는 등 이미 대가를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는 제재와 함께 대화 양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미국과 한국은 이를 도외시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중국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한반도 위기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면서 중국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미국이나 북한은 모두 자기가 저지른 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며 중국이 이를 대신해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이 더욱 발전된 ICBM을 발사했다면 이에 대한 제재를 감수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북한이 무슨 잘못을 했든간에 전면적인 무역운송금지 등 북한을 고립시키는 행위 역시 잘못된 것이며, 중국은 미국의 이런 비현실적인 구상에 협력할 의무가 없고 미국이 중국과 안보리를 통제할 지휘권을 갖고 있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전면중지해야한다고 요구하지만 중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전면중지해야한다고 요구하지만 중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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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2일(현지시간) 북한과 미국에 대해 양비론적 발언을 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벨라루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박을 규탄하는 한편 미국의 도발적 행동 역시 비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안타깝지만 미국은 일본과 한국을 자신들 쪽으로 끌어들이려고 한다”며 “이들 나라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경우 첫 번째 희생자가 될 곳들”이라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의 추가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북한 지도자는 이전 두 달 동안은 어떤 무모한 계획에도 관여하지 않았다”며 “미군이 10월과 11월에 갑자기 한반도 해상에서 추가 훈련을 하고 12월에 또 하는 게 김정은을 의도적으로 도발하려고 한다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협과 모욕을 중단하고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핵ㆍ미사일 개발을 동결하는 대가로 미국과 한국도 한반도에서의 연합 군사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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