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방송 「광주」피해자 육성증언 첫 방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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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기독교방송(CBS)이 3일 하오6시30분 저녁종합뉴스시간에 방송매체로는 처음으로 이날 민화위에서 있은 광주사태 부상자 이광영씨의 증언을 육성그대로 약2분여동안 내보냈다.
CBS는 이씨의 증언을 이날 톱뉴스로 기자리포트까지 포함, 약3분30초동안 방송했다. CBS의 한 관계자는 『광주사태피해자의 증언이 육성으로 전파를 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뉴스보도는 이씨가 『광주사태는 학생시위를 계엄군이 과도하게 폭력적으로 진압한 것에 분개한 광주시민들의 대중항쟁이었으며 광주문제는 사태가 아니라 의거』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하고 이어서 이씨의 증언일부의 녹음육성을 그대로 내보냈다.
이날 방송된 이씨의 증언은 『광주사태당시 나는 승려의 신분으로 자원적십자대원이었다. 당시 피가 모자라는 상황에서 한10대 소녀가 자신도 헌혈을 하겠다고 해 그녀를 전남대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다른 부상자와 사망자 때문에 병원을 나갔다가 다시 병원에 돌아와보니 당직의사들이 모두 울고 있었다. 방금 헌혈을 하고 나간 소녀가 귀가하다가 총에 맞아 즉사했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그녀를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았더라면 하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이씨의 증언은 공개로 진행됐으나 민화위측이 방송사측의 녹음을 불허, CBS는 민화위의 녹음시설에 선을 연결해 이씨의 증언을 채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1TV의 『9시 뉴스』는 이날뉴스 중간에 휠체어를 탄 이씨의 모습과 함께 이씨가 광주사태를 의거라고 주장하고 자신이 치른 광주 사태에 대해 증언했다고만 보도했다. M-TV의 『뉴스데스크』도 이씨가 민화위에 출석, 광주사태에 대해 증언했다고 짤막하게 뉴스 뒷부분에서 보도했다.<박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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