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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설렘 가득 김해여고 수학여행, 제주도에 가다

중앙일보

입력

by 박송미·박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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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수학여행을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김해여자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수학여행을 준비하는 일명 ‘수준위(수학여행 준비 위원회)’를 꾸렸답니다. 3년 전 시작한 김해여고 수준위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지만 아무나 활동할 수는 없습니다. 과제를 성실히 수행한 30명의 학생만 합격해 활동하죠. 이번 수준위에는 90명의 학생이 경쟁했고, TONG청소년기자들이 선발돼 활동했습니다. 청소년기자가 수준위 활동부터 수학여행 이야기까지 자세히 전합니다.

김해여고 수준위가 하는 일은 자료집 준비와 차후 진행될 각종 수학여행 대회 홍보입니다. 수준위는 총괄·행사·디자인·역사·사회·생물·지구과학 총 7팀으로 나눠 활동하죠. 총괄팀은 수준위 활동 일정 관리와 추후에 진행될 수학여행 발표대회, 전시회 진행을 합니다. 수학여행을 떠나는 친구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 유의 사항 퀴즈도 출제하죠.

사회팀은 제주도의 문화를 조사해 자료집을 만들었습니다. 제주도의 방언 같은 제주만의 문화는 물론이고 최근 이슈인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관한 이야기도 찾습니다. 디자인팀에서는 자료집 디자인을 작업합니다. 특히 표지는 태블릿 PC를 이용해 직접 그렸죠. 귀여운 표지는 많은 친구들의 관심을 끌었답니다. 그 외 팀은 각 장소와 맞는 미션을 만들어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했죠.

알찬 수학여행을 위해 수고한 수준위 디자인팀의 공혜림 학생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포스터를 제작할 때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었나요.
“제주도의 모습을 많이 봐야 포스터 구성이 생각날 것 같아, 사진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참고했어요. 제주도가 화산지형의 섬으로 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해 포스터의 모습 또한 화산으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디자인을 하며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책을 쓸 수 있는 분량이 한정돼 조사한 제주도의 자료를 어떻게 하면 더 알차게 넣을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여러 가지 작업을 시도하다보니 전보다 나아진 실력이 눈에 보여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수학여행준비위원회를 끝내고 자료집이 나왔을 때 기분은 어땠나요.
“처음으로 만들어 본 자료집이라 막상 만나보니 마음이 싱숭생숭했어요. 진로와 관련된 경험을 쌓아 뿌듯하면서도 자부심이 느껴졌죠. 자료집을 보고 기뻐하며 더 큰 기대를 품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자료집을 통해 행복을 전해준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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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위 담당 선생님은 “학생들이 성취감과 추억을 만드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선물해주고 싶어서 올해도 수준위를 구성했는데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라고 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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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23일, 김해여고의 수학여행이 시작됐습니다. 김해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담고 제주공항에 내렸죠. 첫날 방문한 4.3 평화공원에서 역사의 아픔을 이해하고 에코랜드의 편안한 경치로 치유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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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은 제주도를 이해할 수 있는 장소에 다녀왔습니다. 주상절리의 신기한 풍경은 여행자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죠. 화산 지형을 또렷이 보여주는 육각형의 모습은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오설록뮤지엄에서 첫 미션을 수행했는데, 친구들과 함께 모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에 의의를 뒀습니다. 요트 체험 중 만난 시원한 바닷바람은 제주도에 많다는 세 가지인 여자·돌·바람을 새삼 느꼈습니다. 어린시절의 웃음을 되찾을 수 있었던 퍼시픽랜드와 중문해수욕장은 모두에게 즐거움을 안겨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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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은 체력이 필요한 장소가 많았지만 색다른 제주도의 모습을 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우도섬에서는 ‘다른 학교 학생들과 기념사진 찍기’ 미션 덕분에 다른 학교 학생과도 폭넓게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광치기 해변에서는 성산일출봉이 보이도록 사진을 찍는 미션으로 풍경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날 학생들의 기억에 또렷이 남은 장소는 성산일출봉이었는데, 정상까지 오르며 각 학급이 뭉치는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서로를 의지하고 걸음걸이를 맞추며 정상에 도달했을 때의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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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의 마지막날은 바람이 많이 불어 또 한 번의 추억을 남겼습니다. 용눈이 오름은 평소에도 바람이 많이 부는 곳으로 유명한데 이 날 바람이 더욱 거세게 불어 소지품이 날아가기 일쑤였습니다. 서로 날아가지 않으려 손을 꼭 붙잡고 길을 걷던 날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사려니 숲길의 고요한 풍경이 가족의 품을 떠올리게 해 마음이 따뜻하고 편안해졌죠. 김해여고 학생들은 사려니 숲길을 끝으로 수학여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수학여행준비위원회를 꾸려 준비한 수학여행의 장점은 또래의 시각에서 수학여행을 직접 계획하고 진행하다 보니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입니다. 함께하는 의미를 직접 찾고 실천하다 보니 더욱 보람있는 시간이었죠. 이렇게 학생 스스로 여행과 우정,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수학여행준비위원회, 다른 학교에서도 더 알차고 의미있는 시간을 직접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글·사진=박송미·박재진(김해 김해여고 2) TONG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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