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포르노배우 착용 속옷 드려요”...모바일게임 이벤트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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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홍보영상 캡처]

[게임 홍보영상 캡처]

국내 출시를 앞둔 한 모바일게임이 이벤트 추첨 선물로 일본 성인비디오(AV) 배우가 입었던 속옷을 내걸어 논란이다.

논란이 된 게임은 중국의 대형 게임 퍼블리싱업체 이펀컴퍼니가 국내 배급을 맡았다. 전날 회사 측은 보도자료와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등 채널을 통해 "카카오 플러스 친구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중 이벤트에 참여한 이들 중 추첨을 통해 선물을 주는데, 1명을 뽑아 일본 AV 배우의 '코스프레 속옷세트'를 준다고 홍보했다. 게임의 홍보모델이 된 일본의 AV 배우가 홍보 영상을 찍을 때 입었던 속옷이 경품으로 등장한 것이다. 게임 사용자를 위한 포털사이트 카페에는 "언니(AV 배우)가 입고 촬영한 속옷세트"라는 문구도 등장했다.

회사 측은 "성인인증을 통해 경품을 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해당 모바일게임의 등급은 국내에서 '12세 이용가'를 받았다.

모바일게임 시장의 '과잉 홍보'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남녀를 불문하고 몸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배우가 모델로 기용되는가 싶더니 아이돌 걸그룹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8월 국내의 또 다른 게임업체는 일본의 '그라비아(세미 누드 화보집)' 모델을 게임 홍보에 활용하며 해당 모델의 국내 방문도 추진한 바 있다.

이경혁 게임칼럼니스트는 "이른바 아저씨들을 타깃으로 하는 게임의 경우 이상한 이벤트를 적지 않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상 게임이라기보다는 파친코(일본의 도박 게임장)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서 "게임 주제(삼국지 등)와 속옷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찾기 어렵다"며 "게임이라기보다는 남성들의 그늘진 욕망을 건드려 돈을 버는 (게임이 아닌) 콘텐트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우후죽순 격으로 나오는 게임 대부분은 현금으로 무작위 아이템을 구입하도록 하는 이른바 '뽑기' 시스템을 도입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를 선택한다. 이같은 요소가 일종의 도박으로 작용한다는 사회적인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는 맥락에서 이번 '속옷' 이벤트 역시 논란을 자초했다는 설명이다.

이 칼럼니스트는 "애초에 게임 플레이어를 게임 유저로 생각하지 않고, 도박장의 고객으로 생각하는 상황에서 게임이 '문화예술'이 되는 것은 소원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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