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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도피 범죄자 수십명, 전세기 실어 '단체 송환' 추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범죄자들을 떼로 실은 '죄수 수송기'를 소재로 한 영화 '콘에어'의 한 장면. [영화 '콘에어' 캡처]

범죄자들을 떼로 실은 '죄수 수송기'를 소재로 한 영화 '콘에어'의 한 장면. [영화 '콘에어' 캡처]

한국 국적 범죄자 수십명의 전세기 집단 송환이 추진된다. 경찰청은 필리핀에 도피 중인 한국인 범죄자들을 항공기로 일괄 송환하는 방안을 필리핀 경찰청과 협의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송환 인원은 60명 안팎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현지에서 검거돼 수용 중인 한국인 피의자 숫자가 60명 선이기 때문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추가 검거자도 송환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검거된 피의자 수 60명 안팎 #호송인원까지 송환단 규모 180명

도주 가능성 등을 차단하기 위해 송환 피의자마다 1~2명의 호송 인력이 붙는다. 이미 검거된 피의자가 모두 송환할 경우 호송단의 규모는 최대 180명 선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180~190명 이상을 태울 수 있는 보잉-737이나 에어버스-A300 등의 중·소형 항공기가 투입돼야 ‘단체 송환’이 가능하다.

보잉 737-700. [중앙포토]

보잉 737-700. [중앙포토]

한국 경찰은 이를 위해 수 개월 전부터 필리핀 현지 치안당국과 절차를 협의해왔다. 로널드 델라 로사 필리핀 경찰청장도 최근 방한해 이철성 경찰청장과 도피사범 송환에 협조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능하면 올 해 안에 일괄 송환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지만 현재로선 송환시기와 규모 모두 유동적이다”고 말했다.

이 일은 영화 ‘콘에어(Con Air·Convict Airline)’를 연상케 한다. 1997년 개봉한 콘에어는 미국 각지의 형무소에 흩어진 악명 높은 흉악범들을 따로 수용하기 위해 준비한 ‘죄수 수송기’를 소재로 다뤘다.

필리핀으로 도주한 한국인 범죄자는 올해 초 기준으로 600명을 넘겼다.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된 한국인 도피 사범도 2014년 33명에서 지난해 84명으로 증가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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