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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동구 강세종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세계스포츠의 기적을 낳고 있는 공산권파워가 서울올림픽에서 12년만에 베일을 벗고 실체를 드러낸다.
선수의 조기개발, 국가의대대적인 지원, 치밀한 과학화를 특징으로 이른바 「스테이트 아마추어리즘」을 구현하고 있은 소련 등 동구권과 아시아최강 중공은 서울올림픽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소련은 72년 뮌헨, 76년 몬트리올, 80년 모스크바에 이어 4회 연속 종합우승을 노리고 있고 동독은 몬트리올대회에서 미국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한 여세를 몰아 또 한번 위력을 떨칠 조짐이다.
서울올림픽의 전초전인 지난해 14개 종목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소련은 가장 많은 금메달을 획득, 저력을 과시했고 이어 불가리아·동독이 미국을 누르고 2∼3위를 마크했다. 미국에 이어 중공·루마니아가 다음순위를 각각 차지했다.
공산권은 올림픽에서의 성적으로 체제 우월을 입증한다는 사회주의 스포츠정책에 따라 메달획득이 가능한 일부 강세종목을 집중육성, 성과를 보여왔다.
동구권은 강세종목이 비슷함에 따라 서울올림픽에서 일부 종목의 공산권독점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동독이 뮌헨대회에선 단1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한 여자수영을 단기간 내 집중개발한 끝에 몬트리올대회에서 15개의 금메달 중 11개를 휩쓴 것은 이 같은 전략적 뒷받침과 꾸준한 연구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소련 및 동구권은 올림픽에서 레슬링·역도·체조·커누·조정 등 종목을 메달밭으로 삼아왔다.
레슬링의 경우 몬트리올대회에서 자유형·그레코로만형 19체급 중 소련이 11체급을 석권, 메달박스의 역할을 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8월·프랑스) 에서는 20체급 중 소련이 12체급, 불가리아가 2체급을 휩쓸었다.
역도의 경우 87세계선수권(6월·체코) 에서 29개의 금메달 중 불가리아가 14개, 소련이 10개, 중공·헝가리가 각2개, 루마니아가 1개 등 서방권에 단1개도 허용치 않고 공산권이 모두 가져갔다.
몬트리올 대회에선 9개의 금메달을 소련·불가리아가 7개와 2개씩 나누어 가졌다.
소련 및 동구권은 예능스포츠인 체조에서도 유난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몬트리올대회에서 남녀 총14개 금메달 중 소련이 7개, 루마니아가 3개로 대부분을 따냈다.
특히 체조왕국인 루마니아는 선수의 조기개발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세계적 스타가 된 몬트리올대회의 3관왕 「코마네치」가 5살 때부터 본격 훈련을 받은 것은 갈 알려진 사실이다.
87세계체조선수권(10월·네덜란드) 에서는 남자단체에서 소련·중공·동독·불가리아가 상위랭킹을 형성했고 여자단체에서도 루마니아·소련·동독·중공·불가리아가 차례로 5위까지 마크했다.
커누·조정도 마찬가지. 커누세계선수권(87년8월·서독) 에서 동독·형가리·소련이 1∼3외를 각기 차지했고 조정세계선수권(87년8월·덴마크)에서는 루마니아·동독·불가리아가 상위를 형성했다.
공산권이 이들 종목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국민의 체질적인 특성도 있지만 다분히 올림픽에서 메달획득을 노린 집중투자의 효과다.
소련이 최근 42개의 금메달이 걸린 육상을 강화, 육상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과 동독이 31개의 금메달보고인 수영에 역점을 두고 있은 것은 이 같은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이밖에 아시아최강 중공은 탁구·체조 등에서 대량메달획득을 노리고 있다.
특히 중공은 서울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탁구의 87세계선수권(2월·인도)에서 7개의 금메달중 6개를 따내 1개를 획득한 한국을 큰 차이로 누르고 종합우승을 차지, 서울올림픽석권을 다짐하고 있다.

<제정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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