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유세로 화제 일으킨 탤런트 박규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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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해 말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찬조 연설 원으로 TV에 출연, 고수위의 발언으로 집권층을 비난해 화제가 됐던 탤런트 박규채씨(50)가 요즘 TV에 얼굴을 나타내지 않는다.
『야당후보를 지지한 연기자라 방송국 측이 미리 알아서 눈치보는 거죠. 방송 민주화가 제대로 안됐다는 증거입니다.』
그는 지금이라도 출연제의가 오면 아주 저질프로가 아닌 한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우선 지난해 11월까지 진행을 맡은 아침프로『건강백세』부터 다시 출연하고 싶다고 한다. 그는 그 프로를 빼앗긴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TV유세를 하고 난 뒤는 물론 선거 후에도 협박전화가 많았어요. 그렇게 까불더니 기분이 어떠냐는 식이었죠.』
그래도 그는 직선제가 실시된 것은 잘된 일이었다는 확신을 보였다.
지역구 출마에 대해서는『뜻이 없다』면서도 의원을 하려고 정치에 입문한 것은 아니나 현실의 여건을 고려해 결정할 일이라고 말한다.
그가 김영삼 총재를 처음 알게된 것은 3년 전으로 우연히 도고온천에서 만나 부드럽고 남의 얘기에 귀기울이는 태도에 마음이 끌렸다는 것. 현재 그는 민주당총재 특별보좌 역을 맡고 있는 당인.
『입당하기 전에 두 사위를 포함, 가족회의 끝에 결정을 내렸어요. 이번 선거야말로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 없다는 나의 판단을 가족들이 잘 이해해 주었읍니다.』
인천출신으로 62년 고려대 농대를 졸업했고 재학 중 농촌 계몽운동방법으로 시작한 연극과의 인연이 결국 농촌 지도자의 꿈을 가진 한 청년을 연기자로 만들었다. 최근 수필집『생각하며 살아가며』를 펴내기도 한 그는 외손자가 있는 할아버지이기도 하다. <박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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