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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중국과 관계 개선 신호" 추기경 된 조셉 젠 홍콩 대주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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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교황이 나를 추기경으로 택한 것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긍정적 신호로 봐야 한다."

중국인으로선 여섯 번째로 가톨릭 추기경이 된 홍콩 대주교 조셉 젠(74.사진)은 23일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중국 본토를 겨냥한 발언을 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젠 추기경은 그동안 중국 본토에서 비밀리에 이뤄지고 있는 가톨릭의 지하 종교활동을 옹호하고 중국 정부의 정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다. 1989년 중국의 천안문 시위대 유혈 진압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98년부터 2004년까지 중국 본토 입국이 거부되기도 했다.

그는 줄곧 중국과 교황청의 외교 관계 복원을 주장해 왔다. 그래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그를 추기경으로 임명한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정부는 51년 교황청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그 뒤 가톨릭 신자들은 정부 통제하에 있는 '가톨릭 애국연합(CPA)'이 승인한 성당에서만 미사 등 종교활동을 할 수 있다. CPA가 승인한 성당에는 약 400만 명의 신도가 다니고 있다. 반면 지하 비밀 성당의 신도는 약 1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교황청은 추정한다.

CPA는 현재까지 중국인 최초의 추기경 탄생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32년 중국 상하이의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젠 추기경은 61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서품을 받았다. 78년 홍콩 샬레시안 교구장, 96년 홍콩 보좌 주교 등의 자리를 거쳐 2002년부터 홍콩 대주교로 일해 왔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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