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계는 한가족 화합강조-88기록 영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지구촌의 스포츠 축제 88서울올림픽을 어떻게 영상에 담을 것인가. 올림픽 기록영화는 스포츠 특유의 순간적인 장면들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후세에 길이 남긴다는 점에서 대회자체 못지 않게 중요하다. 제24회 서울올림픽의 기록영화는 순수한 우리 손에 의해 2시간짜리 컬러영화로 만들어진다.
서울올림픽 대회조직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회를 발족하고 그동안 여러 차례 회의를 거듭한 끝에 기본적인 윤곽을 마련했다.
이 기록영화는 특히 동서간의 화합을 강조할 예정이다.
경기에서 뿐 아니라 선수촌생활·경기장주변 등에서 각 나라 선수들이 필치는 우정어린 장면들을 포착, 이념과 인종을 초월한 인간가족의 모습을 부각한다.
이번 서울올림픽은 동서진영 선수들이 12년만에 한자리에 모두 모인다는 점이 가장 뜻깊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록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록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이를 위해 사전에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만들고 극영화적 구성으로 카메라의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기록성과 예술성의 조화가 필요하다.
올림픽기록영화는 이를 위해 88년의 아시안게임 기록영화제작 때와는 달리 한 감독이 연출책임을 맡는 총감독 제도를 도입, 일관성을 살릴 예정이다.
아시안게임 때는 임권택·이두용 등 극영화감독과 박정구·이지완 등 국립영화제작소 감독 등 8명의 감독들이 종목별로 분담 제작, 옴니버스형식의 영화로 만들었으나 전체적인 흐름에 있어서 큰 문제점이 드러났었다.
이번에는 총감독 (미정) 지휘아래 40개 촬영팀 (아시안게임 때는 28개팀) 이 분담해 촬영한다. 여기에 쓰일 필름만도 아시안게임 때의 3배에 달하는 90만자. 총 예산은 30억여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이미 국립영화제작소에 4백여명의 제작본부 (본부장 김상식)를 설치하고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처럼 만들어지는 올림픽기록영화는 완성 후 국내공개는 물론 해외시장에도 내놓을 계획. 조직위원회는 미국 코카콜라사에 국제흥행권을 주어 수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86년 제작을 끝낸 아시안게임 기록영화 『아시아는 하나로』는 1년여가 지나도록 창고에서 낮잠을 자고 있어 국민들의 의아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6억여원의 제작비를 들인 1백10분짜리 이 영화는 완성직후 일반관객들에게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여러 차례 비공개평가회에서 작품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높아 공개를 미뤄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록영화를 보았다는 C감독은 『한마디로 실패작이었다. 제작에 참여한 8명감독들의 개성이 너무 조화를 이루지 못했고 개중엔 기초가 의심스런 부분도 적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창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