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귀순병, 생명 지장 없어”...이국종 “섣불리 말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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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JSA 귀순 관련 답변하는 합참 공보실장. [연합뉴스]

북한군 JSA 귀순 관련 답변하는 합참 공보실장. [연합뉴스]

북한군 병사가 13일 총상을 입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것과 관련해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측이 해당 병사의 귀순을 저지하기 위해 40여발을 사격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 병사의 상태가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집도의의 판단은 달랐다.

합참은 14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같이 밝히고 해당 병사의 상태와 관련해서는 "생명에는 지장 없다"며 "2~3일후 재수술 여부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환자 상태 설명하는 이국종 교수. [연합뉴스]

환자 상태 설명하는 이국종 교수. [연합뉴스]

그러나 해당 병사의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교수는 이 병사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날 이 교수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열흘 동안은 고비를 계속 넘어가야 할 것"이라며 "상처 입은 장기가 분변의 오염이 심각해 강제로 봉합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장기가 변으로 심각하게 오염돼 있고, 출혈이 심해 쇼크 상태에서 수술했기 때문에 상처가 잘 낫지 않고 있다"며 "개복 상태인 것이 그래서 그렇다"라고 전했다.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섣불리 말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이 교수는 설명이다.

개복 상태라는 의미는 수술 후 수술 부위를 다시 봉합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2차 수술과 관련해서도 이 교수는 "(2차 수술은) 내일이나 모레 환자 상태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원칙적으로도 48∼72시간 관찰 후 2차 수술에 들어간다"고 향후 수술 계획을 설명했다.

이어 "오늘은 집중 치료를 해야 한다"며 "약물을 어마어마한 양을 쓰고 있다. (그 종류는) 복잡한 것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군은 (나에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라며 "대한민국으로 넘어오고자 한 사람이니 가능하면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귀순 병사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으면서 생명유지장치에 의해 호흡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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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엔군사령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추격조를 통해 해당 병사의 귀순을 저지하기 위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이 병사는 군용 지프를 몰고 군사분계선까지 접근했고, 바퀴가 도랑에 빠지자 차에서 내려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 군은 전날 오후 3시 31분쯤 판문점 자유의 집 서쪽, 군사분계선(MDL) 남쪽 50여m 지점에서 총상을 입고 쓰러져있는 북한군 1명을 발견했다. 낮은 포복으로 북한군 병사에 접근한 우리 군은 3시 56분쯤 자유의 집 건물 뒤편으로 해당 병사를 옮기고 응급처치를 한 다음 4시 20분쯤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소속 헬리콥터로 긴급 후송했다. 해당 병사는 경기도 수원에 있는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로 옮겨져 수술을 받은 상태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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