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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리빙] 싹싹 손 씻으니 … 식중독균 싸~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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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20일 ‘어린이 식품위생교실’에 참가한 어린이가 자신의 손에 미생물이 얼마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붉은 젤리 같은 미생물 배양지에 손을 찍고 있다. 신동연 기자

"여러분은 주로 언제 손을 씻죠?"

"세수할 때요." "화장실 갈 때요."

"손은 많이 씻을수록 좋아요. 웬만한 질병은 손만 잘 씻어도 안 걸리고 피할 수 있거든요. 나갔다 들어왔을 때나 컴퓨터를 만진 뒤, 식사 전에도 꼭 손을 씻어야 해요."

20일 오후 4시 서울 불광동의 식품의약품안전청 HACCP(해썹.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기술지원센터 교육실. 식의약청이 이달부터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둘째.넷째 주 월요일마다 열고 있는 '어린이 식품위생교실'이다. 강사인 HACCP 센터 최은희 박사의 말에 20여 명의 아이들은 귀를 기울였다.

"이제 손 씻는 법을 배워 볼까요. 흐르는 물에 손바닥과 손바닥을 비비며 닦은 다음 한쪽 손바닥으로 다른 쪽 손등을 문지르고…."

아이들은 만화 동영상을 보며 열심히 따라한다. 최 박사는 이어 손을 통해 옮겨질 수 있는 식중독균이 어떤 것들인지, 또 한 마리의 세균이 2~3시간 만에 어떻게 2만여 마리로 늘어나는지 등을 각종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했다.

잠시 후 쉬는 시간, 밀물처럼 교육실에서 빠져나간 아이들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화장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은 세면대 앞에 줄지어 섰다. 좀 전에 배운 대로 양손을 이리저리 비비며 정성껏 닦는 아이들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이어 간단한 실험이 시작됐다. 아이들은 투명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손 모양의 붉은 젤리 같은 미생물 배양지를 하나씩 받았다. 우선 용기 뚜껑에 자신의 이름과 손을 씻었는지 여부를 적었다. 그리고 배양지 위에 한쪽 손을 살짝 올려놓고 "하나, 둘, 셋…" 하며 열을 센 뒤 다시 뚜껑을 덮어 강사에게 제출했다. 이것들을 며칠간 배양기에 넣어 두면 각자 손에 남아있던 미생물이 자란 모습을 육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은 미리 배양기에 넣어뒀던 다른 아이들의 실험 결과를 보여줬다. 아이들은 대장균군이 붉은 배양지 위에 곰팡이꽃처럼 하얗게 피어 있는 것을 보고 입을 쩍 벌렸다. 참가자들은 이곳에 다시 방문해 자신의 결과를 확인하거나 e-메일을 통해 사진을 받아 볼 수 있다.

'손씻기 싹싹 송'과 율동으로 이날 교육은 끝났다. 봄방학을 맞아 어머니가 신청해줘 교육을 받으러 왔다는 김수민(불광초 3년)양은 "손씻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며 "이제 손을 더 자주 씻어야겠다"고 말했다. 김문정(중계초 3년)양은 "실험 같은 것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식의약청 식품안전기준팀의 이임식 사무관은 "앞으로 교육실에 이동식 세면대를 마련해 손 씻기를 함께 해볼 수 있게 한다든지 현미경으로 미생물을 관찰해 볼 수 있게 하는 등 좀 더 많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참가하려면=3월엔 6일과 20일 오후 4시에 열린다. 회마다 선착순 30명씩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전화(02-388-5816~8)나 팩스(02-355-3363)로 신청하면 된다. 함께 온 부모나 어린 동생들은 교육실 바로 앞 공간에서 컴퓨터 등을 이용하며 기다릴 수 있다. 또 주부들을 위한 식품위생교실이 3월 15일과 29일 오전 10시부터, HACCP 지정 식품공장 견학이 7일과 21일 각각 개최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haccpcenter.or.kr) 참조.

집에서도 위생교육 하려면=범국민손씻기 운동본부(www.handwashing.or.kr) 홈페이지에는 만화나 캐릭터 등을 이용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있다. 미생물 잡기 게임도 재밌다. 또 MBC-TV '뽀뽀뽀'(오후 4시 5분)에서는 4월 5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뽀송왕자를 지켜라'라는 주제로 손씻기 관련 내용을 방영한다.

글=김정수 기자 <newslady@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기자 <sdy1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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