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와대 경호구역을 산책하다 발견해 시민들에게 공개한 '백석동천'이 방송을 통해 알려졌다.
지난 8일 JTBC 프로그램 '차이나는클라스'에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저자 유홍준 교수가 출연해 서울에서 야외 강연을 펼쳤다.
이 날 야외 강연에는 홍진경, 오상진, 딘딘, 지숙, 그리고 다니엘 린데만이 함께했다.
유 교수는 출연진들에게 서울특별시 종로구 부암동에 있는 추사 김정희의 별서 터 백석동천을 소개했다. 주변에 흰돌이 많고 경치가 아름답다고 하여 '백석동천'이라 불린다.
유 교수는 백석동천을 방문해 "연못에 정자가 있었고, 위에 누대가 있었을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멋진 기와집이 있었을 텐데, 언제 지어졌는지 모르지만 1930년대까지 별장으로 운영됐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6·25전쟁 이후 사람들에게 잊힌 공간이다. 청와대 경호구역으로 지정되며 누구도 이곳을 조사한 적도 없었고,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유 교수는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 기간 청와대 안에서만 있다 보니 심심해 경호구역을 산책하다가 이곳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유 교수가 문화재청장이 되고 나서 이 공간으로 불렀고, 조사 결과 추사 김정희의 별서 백석동천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렇게 중요한 곳이면 문화재청이 가져가 국민에게 공개하시오'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전에는 보호공간이라 일반인들이 들어올 수 없었다. 이곳에 들어오게 된 것은 정말 얼마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석동천은 2006년 일반인들에게 개방됐다.
유 교수는 "서울 곳곳에 이렇게 삶의 자취가 있고 문인들의 정취가 있는 곳들이 있다. 이걸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역사를 끌어안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