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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한국, 「금」 10개…종합 10위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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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88 메달 비상작전의 시동이 걸렸다. 모두가 올림픽 메달의 용꿈을 기대하며 새해를 맞고 있다. 지난 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12년만에 동서양 진영이 모두 참가할 서울올림픽에서 주최국 한국은 과연 몇 개의 금메달을 따낼 수 있을 것인가. 한국 스포츠계의 지상목표는 최소한 8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내 아시아의 라이벌 중공과 일본을 제치고 종합순위 10위 이내에 진입하겠다는 것이다.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주최국 캐나다가 「노 금메달」로 대회 후 국민들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84년 LA올림픽에서 한국은 금 6, 은 6, 동 7개의 사상최대전과를 올려 일약 스포츠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서울올림픽에서도 8∼11개의 금메달을 따내 종합 10위권 안에 들겠다는 것이 대한체육회의 거창한 목표.
체육회의 이 같은 목표설정은 복싱에서 1∼3개, 유도에서 2개, 레슬링에서 2개, 양궁에서1∼2개, 사격과 하키·탁구 등에서 합계 2개 정도의 금메달을 따낼 수 있다는 계산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같은 계산이 맞아떨어지기만 한다면 10위권 진입은 무난할 것으로 여겨진다.
몬트리올올림픽(금 1백 98개)에서 금 9개의 일본이 5위, 금 3개의 영국이 13위를 차지했으며 72년 뮌헨올림픽(금 1백 96개)에서 금 8개의 호주가 6위, 금 5개의 이탈리아가 10위에 랭크된 것으로 미뤄볼 때 금메달 40개 가량이 늘어난 서울올림픽(금 2백 37개)에서도 금 8∼11개 정도면 10위 이내 진입은 가능하다.
문제는 과연 체육회의 예상대로 금메달이 순산될 수 있느냐다.
복싱·유도·레슬링 등 격투기 종목의 경우 최근의 각종 국제대회성적이 부진해 걱정을 주고있으나 홈 그라운드의 잇점으로 심판판정 등에서 다소 혜택을 누릴 수 있어 목표달성이 꼭 어려운 것만은 아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의 금메달 기대를 짊어지고 있는 유력한 후보들은 누구일까.
복싱에서는 플라이급의 김광선을 가장 믿어 볼만하다.
김은 지난해 10월 유고 월드컵대회에서 쿠바·동독의 강호를 차례로 꺾고 우승했다.
김은 기량 면에서는 세계 최정상으로 불리기에 다소 부족하지만 뛰어난 투지와 승부근성으로 무장되어있는 파이터.
이밖에 라이트 플라이급의 오광수, 밴텀급의 허영모, 라이트 웰터급의 김기택 등도 기대를 걸만한 선수.
아마복싱의 세계 절대강호 인 쿠바의 올림픽 출전여부가 한국선수들의 메달 획득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도의 경우 60kg급의 김재엽, 95kg급의 하형주가 역시 금메달에 가장 근접해 있는 선수로 꼽힌다.
김은 지난해 11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난적 「호소카와」(일본)를 한판으로 간단히 제압하는 등 완벽한 기량으로 우승, 신뢰감을 주었으나 하는 정신력과 체력이 부족했고 확실한 기술이 없어 졸전 끝에 동메달에 그쳐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밖에 은퇴했다가 다시 대표로 복귀한 LA올림픽(84년) 세계선수권(85년) 아시안게임(86년) 우승자 안병근(안병근)과 또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조용철도 각각 78kg급과 95kg 이상급의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을 하고있어 이들 「역전의 용사」들에게도 기대가 자못 크다.
올림픽 첫 금메달 종목이라는 자부심을 갖고있는 레슬링의 경우 확실한 금메달 후보가 없다는 것이 체육회의 솔직한 고백이다.
지난해 8월 프랑스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상호(이상호·자유형 48kg 급), 다소 수준이 처지는 서울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허병호(허병호·그레코로만형 57kg급)와 안대현(안대현·그레코로만형 62kg급), 그리고 특별한 입상경력은 없어도 꾸준히 정상권에 머무르고있는 김영남(김영남·그레코로만형 74kg급)등을 메달후보로 꼽을 수 있다.
기록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정상의 실력을 자랑하는 양궁은 금메달을 못 따내면 망신으로 여겨질 만큼 기대가 크다.
금메달 후보는 오픈 라운드와 50, 30m의 공인 세계최고기록보유자인 왕희경을 비롯해 박정아, 박미경, 그리고 지난해 최대의 급성장을 이룩한 김수녕 등이다.
남자부에서는 전인수 구자청 양창훈 등이 소련·서독선수들과 3파전을 벌일 것으로 보이나 아무래도 여자부 보다 가능성이 떨어진다.
아시안게임과 지난해 9월 월드컵대회 등을 거치며 자신감을 갖기 시작한 사격이 기대하는 금메달은 소구경복사.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따낸 곽정훈과 차영철 윤덕하 장재관 등이 이 종목에서 모두 세계수준에 올라있어 최소한 1명 정도는 올림픽에서 제 기록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은철의 공기소총과 소구경 3자세도 기대종목.
아시안게임에서 중공을 연이어 격파, 기세를 떨쳤던 탁구는 지난해 2월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여자복식의 양영자-현정화조가 또 한차례의 쾌거를 꿈꾸고 있으며, 여자 하키팀도 네덜란드·호주 다음으로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있어 금메달을 노려 볼만하다.
올림픽 개막까지는 앞으로 9개월-.

<김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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