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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승은 우리것"…미·소·동독 "황금"격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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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미소를 비롯한 동서진영의 스포츠 강대국들이 서울올림픽에 대비한 전력강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미국·소련·동독은 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12년만에 정면으로 대결하게 되는 이번 올림픽에서 반드시 종합우승을 차지한다는 비장한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68년 멕시코대회까지만 해도 절대 우위를 누렸던 미국은 72년 뮌헨대회에서 소련에 밀린데 이이 76년 몬트리올대회에서는 동독에까지 밀렸던 수모를 이번 서울올림픽에서 기필코 설욕하고 월계관을 되찾는다는 각오다.
이에 맞서는 소련 역시 어렵게 차지한 스포츠 헤게모니를 결코 뺏길 수 없다는 신념으로 스테이트 아마추어리즘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는 한편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대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변수는 76년 몬트리올대회 때 2위를 차지하면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동독. 스포츠의학 및 과학의 요람으로 불리는 동독은 이 같은 강점을 극대화시켜 육상·수영·체조 등 메달박스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유도·레슬링·복싱·사이클·카누·조정 등 전 종목에 걸쳐 급성장, 미소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등장하고 있다.
한편 중위권 순위결정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인 한국·중공·일본 등 아시아 3개국이 86 서울아시안게임이후 2년만에 재격돌, 또 다른 흥미거리.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따돌린 여세를 몰아 이번 대회에서는 10개 안팎의 금메달을 획득, 중공까지 잡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서울올림픽까지 앞으로 9개월.
이들은 과연 어떤 전략으로 결전의 그날을 대비하고 있는지 현지 언론의 보도와 전망, 또 최근 한국을 방문한 체육관계자들의 견해를 들어본다.

<미국>
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소련에 패권을 ????????????? 맞는 정상탈환의 호기(호기)로 판단, 미소정상대결에 전에 없는 투혼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이미 국가올림픽위원회(USOC) 주도아래 「3백일 비상작전」에 돌입한 상태. 올림픽개막 5개월 전까지 총 6백명에 달하는 대규모 선수단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일단 선수단이 구성되면 처음 3개월간은 근력 강화훈련, 1개월은 서키트 트레이닝, 그리고 최종 1개월은 종목별 특수 마무리훈련으로 경기력을 극대화시키는 마스터플랜을 세워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에 앞서 콜로라도 스프링즈 스포츠 캠프를 개방, 각 종목 유망선수들을 단계적으로 집결시켜 합동훈련을 실시하는 것도 아울러 계획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최근 10여년에 걸친 부진은 그 동안 미국이 강세를 보여온 육상·수영 등 기본종목의 전력 약화에 기인한 것으로 자체분석, 우수 선수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려 전력강화를 유도할 전략이다. 육상의 경우 지난해 유망주 40∼50명을 엄선, 매월 2천달러(한화 1백 60만원)의 경기력 향상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소련>
12년만에 미국과 정면대결을 벌이는 서울올림픽에서 반드시 종합우승을 차지해야 한다는 대전제 아래 체육성을 중심으로 행정력을 총동원, 강화훈련을 쌓아왔다.
앞서 한국을 방문한 「아나톨리·클레소프」 소련 NOC 부위원장은 『문제는 기후적응과 시차극복이다. 따라서 우리는 대부분의 선수단을 올림픽 개막 1∼2개월 전쯤 한국과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블라디보스토크·하바로프스크 등 극동 3대 도시로 이동시켜 이를 극복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장 시설 적응이 절실히 요구되는 사이클을 비롯, 육상·조정과 배구·역도·사격 등 주요종목은 지난해 이미 서울에서 개최된 각종 대회에 참가해 면밀한 조사와 검토를 끝냈다』는 「콜레소프」 부위원장은 『소련의 선수단 규모는 임원을 포함, 5백∼6백명 선이 될 것이며 육상·수영·사이클·체조·레슬링·유도·사격·복싱·역도 등 종목에서 55∼60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면 종합우승은 틀림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소련은 76년 몬트리올에서 동독과 금메달 7개 차로 1위를 지켰으나 80년 모스크바에서는 무려 33개 차로 벌어져 우위를 확인했다.

<동독>
서울올림픽에 3백 50∼4백명의 선수단을 파견할 예정이며 선수단 구성은 12월중에 확정한다는 것이 동독 체육성의 방침이다.
지난달 방한한 「하인츠·켐파」 동독 체육성 국장(국제유도연맹 사무총장)은 『우리의 목표는 물론 종합우승이다. 그러나 미국·소련·불가리아의 전력 또한 최근 크게 강화된 것으로 보여 예측키 어렵다. 우리의 금메달은 최소한 80년 모스크바올림픽 때 획득한 47개 이상은 될 것이며 55∼60개 금메달이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독의 전략종목은 육상·수영을 비롯, 복싱·조정·카누·사이클·요트·체조·사격·역도·유도 등 11개종목이며 이중 육상·수영이 메달박스.
『문제는 시차극복 및 현지적응훈련인데 이를 위해 지난해(87년) 서울에서 개최된 프리올림픽 성격의 각종 국제대회에 빠짐없이 우리 선수를 파견했다. 또 내년에 일부 종목은 개막 1개월 전 쯤 한국에 미리 도착, 현지적응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켐파」 국장은 밝혔다.

<중공>
서울올림픽을 겨냥한 중공 스포츠의 전략은 철저한 베일속에 가려 있다. 중공은 서울올림픽을 명실상부한 세계스포츠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고 정부가 앞장서서 대대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중공은 지난해 11월 광동에서 개최된 제6회 전국체육대회 이후 전 종목에 걸쳐 대표선수 재정비 작업을 끝내고 3월까지 동계훈련에 돌입하는 등 서울올림픽 상위입상을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중공은 이와 함께 지난 84년 처음으로 참가한 LA 올림픽에서 15개의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이번 서울올림픽은 동구권의 강호들이 모두 참가하는 만큼 10개의 금메달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결국 중공은 또 다시 한국과 아시아 정상의 자리를 다투는 대접전을 벌이게 됐다.
이에 대해 중공 신화사통신 「장팅추안」(장정권) 체육부장은 본사와의 국제전화에서 『우리는 탁구를 비롯, 체조·사격·여자배구·역도·다이빙 등을 메달 유망종목으로 보고 이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일본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다는 이점을 최대한 살려 LA올림픽 때보다 더 많은 3백명 이상의 선수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그러나 선수단 규모에 비해 메달수확은 저조할 것이라는 게 일본 스포츠계의 지배적인 견해. 일본 지지(시사)통신의 「후지와라·히로시」(등원굉) 체육부장은 일본의 메달전망에 ??????????????? 8, 동 14개로 역대 올림픽 중 최고 성적을 올렸으나 이후 3년 동안 각종 국제대회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근에 개최된 세계선수권대회를 보더라도 유도만 금메달 4개를 획득했을 뿐 일본의 자랑이던 체조와 레슬링에서는 노메달에 그쳤다』고 지적, 서울올림픽 전망이 흐리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유도에서 2∼3개, 남자 마라톤과 레슬링에서 4∼5개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 「후지와라」 부장의 진단이다.

<문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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