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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웰스토리, 민주노총 소속 노조와 단체교섭 … 삼성그룹서 처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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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삼성웰스토리가 민주노총 소속 노조와 단체교섭을 하게 됐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노조와 단체교섭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 수가 적어 기존 인력 관리나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식음료 서비스, 식자재 유통업체 #삼성 올들어 3개사에서 노조 설립

삼성웰스토리는 식음료 서비스와 식자재 유통을 하는 삼성그룹 계열사다. 구내식당이나 푸드코너 등을 운영한다.

이번에 삼성웰스토리와 단체협상에 나서는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민주노조다. 올해 4월 설립됐다. 이 회사에는 9월에 한국노총 산하 다른 노조가 또 결성됐다. 조합원 수는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64명, 한국노총 산하 노조가 45명으로 민주노총 쪽이 많다. 사측은 최근 관련 법에 따라 민주노조를 다수 노조로 공고했다. 민주노조는 향후 2년간 교섭단체 지위를 갖게 됐다. 민주노조는 단독으로 사측과 단체교섭을 하거나 소수 노조와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를 택할 수 있다. 민주노조가 한국노총과의 노선 차이 때문에 제2노조와 협상해 창구를 단일화할 가능성은 작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중으로 삼성웰스토리와 민주노조 간에 임금과 단체협상 체결을 위한 협상이 시작된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노조와 임금을 비롯한 근로조건과 노조 전임자 대우와 같은 단체협약 체결을 놓고 교섭을 벌이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2015년 삼성토탈이 노조와 단체교섭을 벌인 적은 있지만 당시는 한화그룹과 해당 회사의 매각협상을 끝낸 뒤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협상해 실질적인 교섭으로 보기 어렵다.

민주노조는 이번 교섭에서 최저임금 인상 폭(16.4%) 이상의 임금 인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교섭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현행법에는 근로자 과반수가 노조에 가입해야 교섭 결과를 전체 직원에게 적용한다. 이 회사의 근로자는 3000여 명이다. 민주노조의 조합원은 전체 근로자의 3%에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노사 간 교섭 결과는 조합원에게만 적용된다. 나머지 직원은 노사협의회를 통해 별도로 협상을 진행해 임금 인상 폭이나 복지 수준 등을 결정한다.

삼성그룹에는 올 들어 삼성엔지니어링·에스원·삼성웰스토리 3개사에 노조가 설립됐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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