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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비어 단속령"뚜렷한 실적없어 멋적은 표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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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뒤늦게 정정 소동벌여>
○…7년만에 치른 대학별 입시에서 국어·국민윤리·영어·사회·미술·체육등 일부 문제에 정답이 모호하거나 2개이상의 정답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출제를 맡았던 중앙교육평가원은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
평가원측은 『주관식의 경우 당초부터 문제에 따라서는 6∼7개까지의 유사답안이 예측됐으므로 정답의 범위와 배점은 대학의 재량으로 처리할 일』이라고 해명했으나 일선교사와 대학관계자들은 『많은 유사정답이 예측되는 문제는 결코 좋은 문제라고 할수 없다』 며 출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
한편 당초 주관식의 경우 「정답표」대신「모범답안」과 채점기준표를 제시하기로 했던 평가원은 시험이 끝난뒤 각 대학에 배부한 「모범답안」이 「정답표」로 잘못 인쇄되어 나간 것을 뒤늦게 발견, 정정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문제지 보안에 초비상>
○…출제와 채점이 분리된 이번 입시에서 각 대학은 문제지 수송·보관·회수·배부등의 보안유지를 위해 몹시 신경을 썼다는 후문.
서울대의 경우 일부러 일요일을 택해 대형 컨테이너트럭으로 문제지를 실어온뒤 2중 자물쇠장치가 된 기숙사 모처에서 시험당일까지 이틀동안 문제지를 지키느라 10여명의 직원들이 매일 밤을 새웠으며 시험날엔 문제지 배포작업을 하느라 새벽5시부터 비상근무를 했는가하면 시험이 끝난 뒤엔 보관에 앞서 수험번호를 가리는 작업으로 다시 다음날 아침까지 밤샘작업.
이에 대해 한 관계직원은 『다행히 별다른 사고가 없었지만 만약 전국에 흩어져있는 대학중 어느 한곳에서만 문제지가 유출돼도 전국적으로 시험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을 것』이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출제부터 각 대학에 재량권이 주어져야한다』고 주장.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검찰은 최근 선거결과와 관련한 각종 유언비어 집중단속에 나섰으나 막상 뚜렷한 실적은 없어 다소 멋적은 모습.
검찰의 이번 단속은 종전과는 달리 총장이 직접 단속방침을 전국 검찰에 특별지시해 공안부는 물론 대검중앙수사부, 각지검 특수부가 총동원돼 내사를 벌이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할 「대어」를 낚지 못하고 있는 것.
검찰 관계자들은 『유언비어에 대한 수사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이냐』며 『별다른 성과가 없어 웃사람에게 죄송하지만 최근들어 악성 유언비어들이 수그러들고 있어 다행』이라고 입장을 설명.

<교통경찰이 무슨 소용>
○…대학별입시가 처음 실시된 22일 아침 서울시내 각대학 길목에서 빚어진 교통공황에 비난이 쏟아지자 문교부와 경찰관계자들은 난감한 표정.
특히 일부 차량들이 인도로 마구 달리는등 무질서가 판을 쳤는데도 교통경찰이 제때 배치되지 않았다는 비난이 빗발치자 경찰은 『수천 수백대의 차량이 한꺼번에 밀려있는데 1∼2명의 교통경찰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볼멘소리.

<금년안엔 발표없을 것>
○…KAL기사건의 폭파용의자인 「하치야·마유미」(봉곡진유미) 의 신범을 인수한지 열흘이 넘도록 수사결과에 대한 발표나 구속등 법적인 신병처리가 안되고 있어 『「마유미」가 심경변화를 일으키지 않고 있다』는 설을 뒷받침.
검찰의 한 관계자는 「마유미」는 현재 건강이 나빠 치료·보호중인 상태로 연행수사중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시한과는 무관하다』고 설명.
그는 『큰 사고를 낸 운전사가 많이 다쳤을 경우 치료가 끝난후 구속하는게 보통』이라고 비유하고는 『아직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은 아니다』고 덧붙이기도.
최근 검찰은 검사 2명을 「마유미」사건을 맡은 관계당국에 보냈던 것으로 밝혀졌으나 『수집된 증거물만 보고 왔을뿐 수사에 관여한건 없다』고 함구하면서 『관계당국에서 수사를 끝내고 송치해오면 검찰이 맡게될 것』이라며 『금년안에는「마유미」에 관한 일체의 발표가 없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인사에 신경 곤두>
○…치안본부 주변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끝나 지난 6월 이후 보류돼 온 정기인사가 금명간 단행될 기미가 보이자 모두들 인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 그러나 1월중 실시될 인사는 극히 소폭에 그칠 전망이어서 인사대상자들은 크게 실망하는 눈치.
경무관이상은 1월초, 총경이하는 1월 중순께 2단계로 실시될 전망인 이번 인사에서 승진은 치안감 1명, 경무관 3명 (승진후보 2명 포함), 총경 15명 안팎, 경무관 수평이동 15명선에 그칠 전망.

<"길막혀서" 지각출근>
○…곳곳에서 대통령선거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일선경찰서의 근무기강도 어딘가 나사가 풀린인상.
서울마포경찰서의 경우 23일에는 조사계직원 대부분이 『대입 면접시험 때문에 길이 막혔다』는 이유로 상오9시30분이 돼서야 출근해 그때까지 민원인들을 기다리게 했는가 하면 21일에는 화재현장에 출동한 직원이 현장에서 10m도 채떨어지지 않은 구석에 불에 타 숨져있는 사람이 있었는데도 발견치 못하고 다음날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주민에게 보안을 강요하는등 엉성한 근무자세가 역력.

<공기총소등 해프닝>
○…지난23일 새벽 경기도남양주군화도면에서 발생한 차량연쇄파괴사건은 처음 공기총범행으로 보고돼 수도권경찰에 비상이 걸리는등 소동을 벌였으나 해프닝으로 결론. 이는 관할 남양주경찰시가 사고정황을 자세히 살펴보지도 않은채 치안본부에 「공기총을 든 40대 괴한의 소행」으로 보고한데서 비롯됐는데 남양주경찰서는 23일 상오1시50분쯤 경춘가도를 달리던 2대의 승용차가 차례로 부서지자 지난 21일 발생했던 서울동부경찰서 대공원파출소 습격사건과 관련지어 전국 경찰에 범인을 수배하는등 법석. 그러나 사고발생 8시간30분만에 승용차안에서 돌조각을 발견, 취객의 우발적 소행으로 결론.
남양주서의 한 수사간부는『동부서사건도 있었는 데다 피해자들이 공기총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해 상황판단을 잘못했던 것 같다』며 궁색한 변명.

<5일 넘게 단서못잡아>
○…서울동부경찰서는 지난 21일 4인조 복면괴한이 대공원파출소를 습격, 무기를 탈취하려했다가 파출소직원을 무기고에 감금하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으나 5일이 되도록 수사단서조차 찾지 못하면서도 『사건의 성격상 정부·여당에 불리하지 않은 사건』이라며 수사에 별 열의를 보이지 않은채 태연.
김진희동부경찰서장은 『내관할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찜찜하지만 선거후유증에 시달리는 집권당에는 도움이 되는 사건』이라며 별로 걱정 (?) 을 않는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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