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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송커플 촬영 거절하자 드론으로 '무단 생중계'한 中 언론

중앙일보

입력

한류스타 송중기-송혜교 결혼식의 철통보안 원칙이 중국 언론의 드론을 이용한 도둑 촬영과 SNS에 맥없이 무너졌다.

중국이 무단촬영해 중계한 결혼식 장면. 키스장면과 부케 던지는 장면까지 중계했다. [사진 ifeng]

중국이 무단촬영해 중계한 결혼식 장면. 키스장면과 부케 던지는 장면까지 중계했다. [사진 ifeng]

지난달 3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한류스타 송중기-송혜교의 결혼식 공식 사진이 배포된 것은 당일 밤 10시였다.

결혼식 시작은 4시였으나 시작 2시간 전부터 '봉황망'(ifeng.com) '바이두' '싱원제미'등 많은 중국 매체들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결혼식 리허설 장면과 사진 촬영 장면을 생중계하고 있었다. 한국 팬들은 이 세기의 결혼식을 실시간으로 보지 못했지만 중국에서는 결혼식 현장의 상황이 생중계되고 있었다.

부케를 던지는 송혜교. [사진 ifeng]

부케를 던지는 송혜교. [사진 ifeng]

중국 매체는 생중계와 동시에 해설까지 더했고,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는 영상을 조각조각 잘라 서비스하는 클립이 계속 올라왔다.

결혼식 현장에는 드론 2~3대가 돌아다녔다. 신랑 신부 소속사는 예식장인 영빈관의 정문을 통제했지만, 예식이 영빈관 뜰인 야외에서 진행된 탓에 드론으로 촬영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는 주최 측의 허가 없이 촬영된 것이었다.

지난해 4월 종영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 출연을 계기로 연인이 된 배우 송중기(왼쪽), 송혜교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사진제공=블러썸 엔터테인먼트 & UAA]

지난해 4월 종영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 출연을 계기로 연인이 된 배우 송중기(왼쪽), 송혜교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사진제공=블러썸 엔터테인먼트 & UAA]

송중기의 소속사 블러썸엔터테인먼트는 1일 "예식을 앞두고 중국 매체 여러 곳에서 생중계 제안이 들어왔다"며 "외부 비공개로 조용히 치르자는 게 신랑 신부의 뜻이었기에 모두 거절했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가 생중계 대가로 금액을 제안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모든 협찬을 거절한 상태였고 생중계 제안은 처음부터 거절했다. 생중계 금액 제안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송혜교, 송중기 결혼식 [사진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 UAA]

송혜교, 송중기 결혼식 [사진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 UAA]

블러썸은 "드론이 뜰 것은 결혼식 전날에 예감했다"며 "호텔 측에서 드론이 돌아다닌다고 알려줘 결혼식 촬영 예행연습을 하는구나 직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가 드론을 띄웠는지 몰라 단속을 할 수가 없었다"며 "문제는 중국 매체들이 도둑촬영을 한 것을 가지고 현실적으로 조처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배우 장쯔이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배우 송중기와 송혜교 결혼식에 참석, 촬영한 사진을 자신의 SNS에 '가장 아름다운 사랑, 가장 아름다운 모습. 송중기&송혜교. 축하해요'라는 글과 함께 게시했다. [사진 장쯔이 웨이보 캡처]

배우 장쯔이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배우 송중기와 송혜교 결혼식에 참석, 촬영한 사진을 자신의 SNS에 '가장 아름다운 사랑, 가장 아름다운 모습. 송중기&송혜교. 축하해요'라는 글과 함께 게시했다. [사진 장쯔이 웨이보 캡처]

드론 촬영을 통해 중계된 결혼식은 10월 31일 웨이보 화제 분야 실시간 검색 순위에서 당일 오후 6시(현지시각) 기준 조회 수 1억 6000만 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언론도 사진공동취재단을 구성해 높은 곳, 먼발치에서 결혼식을 어렵게 카메라에 담았지만, 대부분 초점이 나갔거나 신랑 신부의 얼굴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배우 송중기와 송혜교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배우 송중기와 송혜교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중국 매체는 야외 결혼식뿐 아니라 영빈관 2층 실내에서 진행된 피로연 현장도 무단 촬영했다. 이날 밤 8~9시 사이 중국 SNS에 사진과 영상 클립 형태로 현장이 퍼져나갔다.

블러썸 관계자는 "예식을 조용히 치르겠다는 신랑 신부의 생각이 확고해 비공개를 원칙으로 했다"며 "현장에서도 사진이나 영상을 SNS에 올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지만, 통제가 쉽지 않았다. 이제는 중국 매체의 드론 촬영까지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당황스럽다"며 혀를 내둘렀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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