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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진호, 北 수역 80km 가량 넘어가 20시간 복어 잡다 나포돼

중앙일보

입력

북한에 나포됐다가 풀려난 어선 '391 흥진호'가 북측 수역 50마일(약 80km) 가량을 넘어가 20시간 동안 복어 잡이에 나섰던 것으로 조사됐다.

선원들 "北 침범 않겠다는 '시인서' 작성하고 나와…가혹행위는 없어"

28일 낮 12시 30분께 경북 울진군 후포항에 입항한 391흥진호. [연합뉴스]

28일 낮 12시 30분께 경북 울진군 후포항에 입항한 391흥진호. [연합뉴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합동조사단의 중간조사 결과 "(흥진호가) 북한 수역으로 들어가서 20시간 동안 어로 활동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합동조사단은 이날 오후 늦게, 391 흥진호가 한·일 공동어로수역인 대화퇴어장 밖 북한해역 안으로 50마일 진입해 20여시간 어로활동을 하며 머물렀다고 밝혔다. 이는 선박 항법장비인 'GPS 플로터'를 조사한 결과 확인된 내용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북에 나포됐던 391 흥진호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상황도를 들고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북에 나포됐던 391 흥진호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상황도를 들고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장관은 또 "(선원들이) 북한에 침범하지 않겠다는 '시인서'를 작성하고 나왔다고 한다"며 "위치정보장치(GPS)를 껐는지는 발표하지 않아 계속 수사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흥진호는 지난 16일 울릉 저동항을 떠날 때부터 선박자동입출항장비(V-PASS)를 끄고 이후 사용하지 않아 자료를 분석할 수 없는 상태였다. 흥진호는 21일 0시 30분쯤 대화퇴어장 밖 북한 해역 안에서 복어를 잡던 중 북한경비정 2척을 발견하고 도주하려 했으나 오전 1시 30분께 나포됐고, 선장은 나포 당시 우리 해경이나 어업정보통신국에 연락을 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 22일 오후 북한 원산항으로 예인된 후 26일까지 인근의 여관에 2명씩 수용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선원들은 '북 해역에 침범해 잘못했음. 송환시켜주면 다시 침범하지 않겠음. 북 체류 기간 처우에 감사함'이란 진술서를 썼다며 조사 기간 가혹행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정부합동조사단은 흥진호의 선장이 나포 당시 구조요청을 하지 않은 이유 등을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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