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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북한 텔레비죤]북한에 부는 산업 전시회 열풍 그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최근 국제사회의 고강도 경제제재 속에서도 북한이 각종 산업 전시회를 활발히 개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들도 연일 전시회 관련 소식을 전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북한은 지난 16일 열린 '제28차 전국인민소비품전시회'에서 공장·기업소들이 생산한 소비품 8만여 점을 전시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은 지난 16일 열린 '제28차 전국인민소비품전시회'에서 공장·기업소들이 생산한 소비품 8만여 점을 전시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 매체를 분석한 결과 올해에만 산업 관련 전시회가 30여 차례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북한 핵·미사일 도발로 인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설전을 펼친 8월부터 전시회 개최는 증가 추세를 보였다. 전시회는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사탕·과자부터 요리, 가전, 가구, 건축, 의료, 패션, 악기, 도서, 산업미술 심지어 나노기술까지 범위도 다양하다.

지난 9월 27일 열린 '제15차 전국조선옷전시회'에 등장한 여성 모델. 화려한 외모와 세련된 화장, 파스텔풍 한복은 남한의 유명 한복 전시회를 연상케한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캡쳐]

지난 9월 27일 열린 '제15차 전국조선옷전시회'에 등장한 여성 모델. 화려한 외모와 세련된 화장, 파스텔풍 한복은 남한의 유명 한복 전시회를 연상케한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캡쳐]

지난 9월 27일 평양 청년중앙회관에서 진행된 ‘제15차 전국조선옷전시회’는 한복 700여 점이 출품됐다. 봉건 유산으로 치부돼 여성들의 전유물이었던 전통 의복도 산업적 가치가 첨가되는 모습이다. 특히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북한 특유의 한복이 아닌 파스텔 색감의 남한 스타일 한복이 다수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북한은 지난 16일 개막한 '평양 국제가구 및 건재부문 과학기술전시회'에서 가구업체 이케아(IKEA) 같은 쇼룸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캡쳐]

북한은 지난 16일 개막한 '평양 국제가구 및 건재부문 과학기술전시회'에서 가구업체 이케아(IKEA) 같은 쇼룸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캡쳐]

이어 16일 과학기술전당에서는 ‘평양국제가구 및 건재부문 과학기술전시회’가 열렸다. 이 전시회는 덩그러니 가구만 전시한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 집과 어울리는 가구를 확인할 수 있게 도와주는 쇼룸(Show room)을 꾸며 놓아 세계적 가구업체 이케아(IKEA)를 연상케 했다. 자신들이 생산한 제품을 효율적으로 팔기 위한 마케팅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증거다.

트럼프와 말폭탄 이후 산업 전시회 증가 #자력자강과 국산품 개발 독려가 목적 #상품성 향상과 원재료 조달이 성공의 열쇠

같은 날 평양지하상점에서 열린 ‘제28차 전국인민소비품전시회’는 북한 전역 공장·기업소에서 자체 생산한 소비품 2000여종 8만여 점이 출품됐으며, 개막식에는 이주오 내각 부총리와 조영철 식료일용공업상이 참석해 국산품 개발에 대한 당국의 큰 관심을 반영했다.

'전국나노기술부문 과학기술전시회-2017'에 전시된 나노기술을 이용한 '키크기 영양알'의 모습. [사진 조선중앙통신 캡쳐]

'전국나노기술부문 과학기술전시회-2017'에 전시된 나노기술을 이용한 '키크기 영양알'의 모습. [사진 조선중앙통신 캡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원료와 자재의 국산화를 종자로 틀어쥐고 경영전략을 바로 세워 생산을 활성화하며 인민소비품의 다종화·다양화와 질 제고에서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고 지시했다. 또 지난 7일 열린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도 김정은은 “화를 복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기본열쇠가 바로 자력갱생이고 과학기술의 힘”이라면서 “인민경제의 자립성과 주체성을 백방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자력갱생과 국산품 개발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북한은 이처럼 국산품 개발과 산업전시회 개최를 통한 내수 진작으로 경제활로를 모색하려고 한다. 하지만 원재료 수급 난항과 더딘 국산품 품질 향상 등 당면한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북한의 노력은 조만간 한계를 맞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안정호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an.ju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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