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예보 안내, 전기고장 신고, 다산콜···유료였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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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국감]기상예보 안내, 전기고장 신고 전화…알고 보니 유료

‘따스한 감동을 드리는 다산콜센터가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합니다.’

정부기관 안내전화 53개 중 45개 발신자 부담 #생활민원·가출신고·교통정보·소비자상담 등 #신경민 "대국민 서비스 비용 떠넘기지 말아야"

막차 시간이 궁금하거나 신호등이 고장났을 때 국번 없이 120을 누르면 연결되는 생활민원 전화 상담 서비스인 ‘다산콜’ 홈페이지의 소개 문구다. 하지만 안내를 받은 뒤에는 자신도 모르는 청구서가 날아온다. 초당 1.98원의 일반 통화요금이 부과된다. 대부분의 국민이 무료로 알고 있던 120이나 131(기상청 기상예보안내) 등 공공기관의 안내 전화, 민원 전화는 대부분은 ‘발신자 부담’이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신경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공공기관 특수번호 사용 현황’에 따르면 53개 특수번호 중 8개만 무료고, 45개는 발신자 부담이었다. 그간 국민들은 무료라고 생각했던 특수번호의 84.9%가 유료다. 특수번호는 공공기관의 서비스를 받기 위해 전화를 거는 번호로, 국번 없이 3~4자리로 지정돼 있다. 다산콜로 알려진 120(생활민원서비스)를 비롯해 123(전기고장신고), 128(환경오염신고), 131(기상예보안내), 132(법률구조상담), 182(미아 가출신고), 1303(군 범죄신고), 1333(교통정보제공), 1372(소비자상담), 1369(금융정보조회) 등은 일반 국민이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거는 번호 임에도 발신자 부담이었다.

자료=신경민 의원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신경민 의원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 의원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4~16년) 공공기관 특수번호로 건 월 평균 통화 건수는 주요 특수번호의 경우 단위가 수백만 건에 달한다. 기상청 기상예보안내(131)는 약 1700만건이나 된다. 123(전기고장신고)는 690만건이고, 1382(주민등록진위 확인)는 320만건이다. 120(생활민원서비스)도 270만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111(대공ㆍ대테러신고), 112(범죄신고), 113(간첩신고), 117(학교폭력신고), 119(화재신고), 밀수사범신고(125) 등은 무료였다.

신 의원은 “사기업은 1588 등의 대표번호로 통신요금을 소비자에게 부담시키고, 공공기관은 특수번호로 국민에게 요금을 부담시키고 있다”며 “공공기관으로부터 통신요금 부담을 발신자에게 떠넘기지 않도록 요금부과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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