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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는 생리통, 임산부는 교통사고 걱정…여성의 건강 인식 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질병관리본부가 여성의 생애주기별 건강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연령별로 차별화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포토]

질병관리본부가 여성의 생애주기별 건강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연령별로 차별화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포토]

학교 왕따(집단 따돌림)와 폭력이 10대 여자 아이들에게는 건강 위협으로 여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여성의 대다수는 암을 가장 무서워한다. 전 연령대의 여성이 운동 부족의 문제점을 알고 있지만 실제로 운동을 하는 사람은 적다.

질병관리본부·국립보건연구원 연구 #여성 생애주기에 따른 건강 인식 차이 #연령별 5단계 나눠 1만 5000명 조사 #10대는 생리통·왕따·폭력 걱정 #성인 여성은 암·교통사고 무서워 #노년기는 관절염·뇌졸중이 문제 #나이 들수록 행복지수·자존감 ↓ #전 연령대, 운동 및 신체활동 부족 #질본 "주기별 건강대책 차별화 필요"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연구원은 생애주기에 따라 달라지는 여성의 건강인식 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2016년 4~6월 우리나라 여성의 생애주기를 5단계(청소년기, 가임기, 임신·출산기, 갱년·폐경기, 노년기)로 나눠 각 3000명, 모두 1만 5000명을 조사했다.

[자료 질병관리본부]

[자료 질병관리본부]

청소년기 여성의 27.8%가 왕따·집단따돌림을 또래 집단의 제 1의 건강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2위인 월경장애(15.1%)의 두 배에 가깝다. 학교 생활, 교우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건강에 미치는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 다음은 교통사고(13.1%), 폭력(11.1%), 성폭력·성폭행(9.8%) 순이었다.

가임기, 임신·출산기, 갱년·폐경기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성인 여성은 동일 연령대에 발생 가능한 건강문제로 암을 꼽았다. 상대적으로 사회 활동이 활발한 가임기와 임신·출산기 단계에서는 교통사고를, 갱년·폐경기 단계에서는 골다공증을 걱정했다. 노년기는 암(18.3%)보다는 뇌졸중(18.5%)과 관절염(23.0%) 걱정이 더 크다.

[자료 질병관리본부]

[자료 질병관리본부]

자신에게 실제로 발생 가능한 건강문제를 묻는 질문에선 순위가 조금 달라졌다. 청소년기는 월경장애를 가장 발생 가능성이 높은 문제로 꼽았고, 교통사고, 왕따·집단따돌림이 뒤를 이었다. 가임기와 임신·출산기 여성은 나란히 교통사고, 암, 뇌졸중, 간질환 순이었다. 갱년·폐경기는 골다공증, 암, 폐경증후군 등을 걱정했다. 노년기는 관절염, 뇌졸중, 골절 순이었다. 노년기로 갈수록 자신에게 건강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체중 및 체형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정상 체중 여성의 19.3%가 본인을 뚱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청소년은 5명 중 1명 이상(22.3%)이 정상인데도 과체중 또는 비만이라고 답했다. 가임기에서는 17.5%가, 갱년·폐경기는 18.7%, 노년기는 17.7%가 자신을 실제보다 과체중으로 여겼다.

반면 과체중·비만 여성의 31.3%는 본인 체형이 실제보다 말랐다고 인식했다. 과체중 이상에 해당하지만 자신을 보통 또는 마른 편이라고 인식한 비율은 청소년기 18.6%, 가임기 19.6%, 갱년·폐경기 29.9%, 노년기 37.6%로 노년기로 갈수록 높았다.

정신 건강에 해당하는 행복지수는 연령이 올라갈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5점 척도에서 가임기 여성의 평균 행복지수는 3.6점, 갱년·폐경기는 3.61점, 노년기는 3.34점을 기록했다. 자아존중감과 사회적 지지를 인식하는 정도도 나이가 들수록 약해졌다.

생애주기에 관계없이 전 연령대가 건강 위험요인으로 운동부족을 꼽았지만 운동 실천율은 매우 낮았다. [중앙포토]

생애주기에 관계없이 전 연령대가 건강 위험요인으로 운동부족을 꼽았지만 운동 실천율은 매우 낮았다. [중앙포토]

전 연령대가 ‘운동 및 신체활동 부족’을 건강 위험요인 1순위로 꼽았지만 운동 실천율은 낮았다. 특히 가임기 여성의 경우 일주일에 2회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비율이 28.8%에 불과했다. 청소년기도 학교 체육시간을 제외하면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 비율이 84.7%에 달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여성건강 증진을 위해 생애주기 별로 차별화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여성건강 연구를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는 질병관리본부가 26일 발간하는 '주간 건강과 질병' 제43호에 게재된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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