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개혁 주장했지만 “당이 우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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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이 먼저다. 개혁은 그 이후에 생각하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식 연설에서 개방ㆍ개혁보다 정부의 주도권에 더 중점을 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평했다.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체대표대회가 18일 개막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당대회에서 성과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체대표대회가 18일 개막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당대회에서 성과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 주석은 전날 3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된 연설에서 국유기업 개혁과 생산력 과잉 해소 등 정부 주도의 경제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중국이 환율과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시장 주도형 개혁을 계속 추진하며 시장이 재원 배분에 결정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의 열린 문은 닫히지 않고 더 넓게 열리기만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시장 통합과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는 규율과 관행을 청산하고 민간 기업의 발전을 지지하며 모든 종류의 시장 주체 활력을 부양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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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시 주석은 “전반적인 개혁은 중국적인 특색을 가진 사회주의 시스템의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거대 국유기업에 민간 자본을 투입해 국유기업의 생산성을 개선하려는 혼합소유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WSJ는 “중국의 혼합소유제는 민간 기업이 지배 지분 없이 국유기업에 재정적 도움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며 “혼합소유제의 작동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이 강조한 국가주도의 개혁으로는 민간 기업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국유기업에 자본을 투자해도 지배 지분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해석했다. 또 혼합소유제는 사실상 민간 기업이 개혁을 통해 얻은 이득을 국유기업이 환수하는 행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WSJ는 시 주석이 뜻한 개혁은 국가 주도 경제의 근간을 강화하는 것이지 이를 해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개혁의 목표는 중국적 특색을 가진 사회주의 발전” # WSJ, “국가 주도의 경제 근간 강화하겠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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