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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 만큼 뜨거운 물밑 프로야구 FA 시장

중앙일보

입력

황재균

황재균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대어급' 선수들이 쏟아진다. 아직은 물밑 움직임이지만, FA시장이 가을야구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이미 과열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FA 시장 규모는 700억 원대로 커졌다. 2016시즌을 앞두고 성사된 FA 계약 총액이 766억2000만원이었다. 2017시즌을 앞두고도 703억원이 쏟아졌다.

 이번 FA 시장에서도 구단들은 지갑을 활짝 열 것으로 보인다. 100억원(4년)을 투자해 최형우(34)를 영입한 KIA와 150억원(4년)을 쏟아부어 이대호(35)를 잡은 롯데의 성공사례가 구단들의 투자 욕구를 자극했다. 특히 LG·kt·삼성 등 올 시즌 하위권 팀들이 전력 보강을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우선 메이저리그에서 KBO리그로 복귀하는 선수들이 이번 FA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국인 빅리거들은 시련의 한 해를 보냈다. 황재균(30)·김현수(29)·오승환(35)은 소속팀과 계약이 만료돼 새 팀을 찾아야 한다. 이미 KBO리그 복귀를 공식 선언한 경우도 있다. 바로 황재균이다. 올 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년 계약을 했던 황재균은 메이저리그에서 18경기 출전에 그쳤다. 9월 엔트리 확대 때도 기회를 얻지 못한 그는 일찌감치 짐을 싸 돌아왔다. 미국 진출 직전인 2016년 황재균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127경기에 나와 타율 0.335, 27홈런·113타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큰 무대 경험까지 더하면서 그의 주가는 지난해보다 더 높아졌다.

필라델피아 김현수

필라델피아 김현수

전 소속팀 롯데는 물론이고, 지난해부터 관심을 보였던 kt·LG 등도 황재균에 주목하고 있다.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kt는 적극적인 투자를 공언한 상태고, 우승 도전을 위해 류중일 감독을 선임한 LG는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대형타자가 필요한데, 황재균이 적임자라는 평가가 안팎에서 나온다. 류 감독도 취임식에서 "구단이 FA 선수를 영입해주면 좋겠다"며 희망을 피력했다. 황재균이 지난달 롯데 선수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잠실구장을 방문했는데, 당시 LG 고위 관계자와 만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LG가 황재균과 입단에 대한 대략적인 합의를 이미 마쳤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19일 귀국하는 김현수도 국내 복귀 가능성이 있다. 김현수는 볼티모어 입단 첫해인 지난 시즌 타율 0.302, 6홈런·22타점으로 쏠쏠하게 활약했다. 하지만 올해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고, 시즌 도중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트레이드됐다. 현 상황에선 메이저리그 팀과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는 지난 2년간 미국에서 700만 달러(약 79억원)를 받았다. 국내에는 그를 원하는 팀들이 많다. 복귀한다면 최형우 수준의 계약은 가능할 전망이다.

손아섭, 오늘은 내가 주인공!   (창원=연합뉴스) 김현태 기자=1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경기. 롯데 손아섭이 5회초 2사 3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2017.10.13   mtkh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손아섭, 오늘은 내가 주인공! (창원=연합뉴스) 김현태 기자=1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경기. 롯데 손아섭이 5회초 2사 3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2017.10.13 mtkh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올 시즌 롯데 돌풍의 주역 손아섭(29)·강민호(32)·최준석(34)도 FA가 된다. 손아섭은 황재균, 김현수와 함께 이번 FA 시장의 '빅3'로 꼽는다. 그는 올해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5(576타수 193안타) 20홈런·80타점을 기록했다. 200안타에 좀 못 미쳤지만, 최다안타 1위를 차지했고 20홈런-20도루도 달성했다. 그는 2년 전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노렸지만 한 팀도 입찰하지 않아 무산됐다. 오랜 꿈인 미국 무대에 재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일단 우리 팀 소속 FA 선수들은 모두 잡는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지만, 내년 시즌 우승 도전을 위해 손아섭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롯데가 손아섭이 만족할 만한 금액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두산 민병헌(30)도 FA 시장의 블루칩이다. 5년 연속으로 3할대 타율을 기록했고, 공·수·주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

민병헌 동점 투런 홈런 쾅      (창원=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20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이스의 경기. 7회 초 2사 3루 때 두산 민병헌이 동점 투런 홈런포를 터뜨리고 있다. 2017.9.20   choi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민병헌 동점 투런 홈런 쾅 (창원=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20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이스의 경기. 7회 초 2사 3루 때 두산 민병헌이 동점 투런 홈런포를 터뜨리고 있다. 2017.9.20 choi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반면 투수 쪽은 예년보다 한산하다.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지만, KIA 타이거즈와 1년 계약한 양현종(29)이 다시 시장에 나온다. 하지만 해외 진출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KIA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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