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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하늘도 안 돕는 벼농사…쌀 생산량 37년래 최저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9월 대전 흑성동 들녁에서 사마귀가 누렇게 익은 벼이삭에 앉아 있다.김성태/2017.09.11

지난 9월 대전 흑성동 들녁에서 사마귀가 누렇게 익은 벼이삭에 앉아 있다.김성태/2017.09.11

 올해 쌀 생산량이 400만t 이하를 기록할 전망이다. 통계청은 17일 2017년 쌀 예상생산량이 395만 5000t으로 전년대비 5.8%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9분도미(현미→쌀 환산비율 92.9%) 기준으로 연간 쌀 생산량이 400만t 아래로 떨어진 건 조사를 시작한 1975년 이래 두 번째다.

통계청 2017년 쌀 예상생산량 발표 #395만 5000t으로 전년대비 5.8% 감소 #재배면적 감소에 기상여건 악화 더해져

 주 요인은 재배면적 감소다. 지난해 77만8734ha던 벼 재배면적은 올해 3.1% 더 감소해 75만4716ha까지 줄었다. 과거 주식이던 쌀 소비가 꾸준히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정부는 수입쌀 개방, 농업기술 안정화 등으로 쌀 공급 초과현상이 빚어지자 지나친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2003년부터 쌀 생산조정제를 실시했다. 벼를 키우던 논밭에 상품성이 좋은 다른 작물을 키우도록 장려한 결과 쌀 재배면적은 10년간 꾸준히 줄었다. 2007년 95만ha던 벼 재배면적이 75만ha대까지 떨어졌다.

[자료 통계청]

[자료 통계청]

 여기에 기상여건 악화가 더해졌다. 모내기철에 봄 가뭄이 오고 낟알이 영그는 여름철에 잦은 호우로 일조량이 충분치 않아 벼 한 그루에 달리는 이삭 수가 줄어들었다. 홍병석 통계청 농어업통계과장은 “최근 5년간 재배면적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기상호조로 단위면적(10a)당 생산량이 많아 총 생산량을 400만t 이상으로 유지했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기상여건이 악화돼 400만t 이하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시·도별 생산량은 전남(82만t), 충남(72만 2000t), 전북(64만 8000t) 순으로 나타났다. 세 곳에서 생산하는 쌀이 전체 생산량의 55.4% 차지할 전망이다.

 통계청은 지난 1975년부터 연간 쌀 생산량을 집계했다. 1980년에 이상저온 현상으로 355만t을 기록했던 걸 제외하면 생산량이 400만t 아래로 떨어진 건 올해가 37년만에 처음이다.

세종=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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