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아빠를 친구들에게 당당하게 소개한 9살 소녀

중앙일보

입력

[사진 KBS 1TV '동행' 방송화면 캡처]

[사진 KBS 1TV '동행' 방송화면 캡처]

최근 자신 때문에 딸이 놀림당할까 걱정해 학교조차 제대로 가보지 못한 '뇌성마비' 아빠 서장철씨의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서장철씨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도 좁은 길을 따라 한참 들어가야 나오는 외딴집에서 9살 딸 서수연양, 6살 아들 서종범군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2년 전 아내가 집을 나가 혼자 힘으로 어린 아들과 딸을 키우고 있는 서장철씨는 단 한 번도 딸이 다니고 있는 학교를 찾아가 보지 못했다고 한다.

마음은 정말 딸의 학교에 가고 싶었지만, 행여 자신 때문에 딸이 친구들의 놀림감이 될까 봐 장철씨는 딸이 준비물을 두고 간 날이면 항상 학교 근처 해장국집 주인에게 대신 부탁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크레파스를 두고 학교에 간 수연양은 아빠 장철씨에게 전화를 걸어 "준비물을 꼭 학교 정문 앞으로 가져와 달라"고 말했다.

[사진 KBS 1TV '동행'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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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서장철씨는 무거운 마음을 이끌고 딸 서수연 양의 학교로 향했지만, 정문에서 기다리지 못하고 한쪽 구석에 숨어 어린 딸을 기다렸다.

그때 미소 띤 얼굴로 딸 수연양이 다가왔고 수연양은 서장철 씨의 손을 잡고는 "아빠 왜 여기 있어? 이리 와봐"라며 그를 끌고 가 친구들을 소개해줬다.

[사진 KBS 1TV '동행' 방송화면 캡처]

[사진 KBS 1TV '동행' 방송화면 캡처]

그동안 딸 수연양은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아빠 장철씨를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자신의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었던 것이었다.

[사진 KBS 1TV '동행'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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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딸의 마음을 알게 된 아빠 장철씨는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학교에 한 번 찾아가 볼걸"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사진 KBS 1TV '동행'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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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미소 짓는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좋다"는 수연양에게 있어 아빠 서장철씨는 '뇌성마비를 앓는 아빠'가 아닌 '최선을 다해서 사는 아빠'였던 것이다.

한편 '뇌성마비'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9살 소녀 서수연 양의 사연은 지난 2016년 11월 방송된 KBS 1TV '동행'을 통해 소개됐다.

친구들에게 아빠를 소개시켜주고 싶었던 서수연 양의 착한 마음은 지금까지도 네티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정우영 인턴기자 chung.w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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