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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국감] ‘공시족’ 월평균 지출액은 62만원... “시험과목 줄이고, 민간기업 입사와 호환성 높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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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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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9급 시험에서 선택과목은 정말 불필요합니다. 제발 일원화해주세요.”
“영어ㆍ한국사는 토익처럼 민간 자격 능력 시험으로 대체하고, 직무 과목 필기시험을 강화하거나 PSAT(공직적격성평가)를 보면 좋겠다.”
“공무원 시험을 포기하면 그간의 노력이 0이 되어 다른 직종 전출이 어려워진다. 수험준비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시험 후 성적발표까지 기간이 너무 길다.”

5,7,9급 공무원 시험 합격자들의 말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이 지난달 19일~26일 공무원시험 합격자 1065명(5급 163명, 7급 370명, 9급 532명)을 대상으로 공무원 시험준비 관련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합격자들은 ^시험 진행 기간 축소 ^불필요한 과목은 자격증으로 대체 ^민간기업 시험과 호환성 강화 등을 요구했다. 시험에 드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불합격자에 대한 안전망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이 의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무원 시험 합격자들은 시험 준비를 위해 월평균 62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80만원 이상 지출했다는 응답자가 229명(23.9%)으로 가장 많았고, 60~80만원이 222명(23.1%), 40~60만원이 206명(21.5%), 20~40만원이 185명(19.3%), 20만원 미만이 117명(12.2%)이었다.

세부적으로는 월평균 식비가 18만9000원, 교재비와 독서실비 등은 22만3000원, 학원비는 19만3000원, 기타 항목은 20만4000원이었다. 가족과 함께 거주하지 않고 자취하는 수험생의 경우 월평균 주거비 지출액이 38만7000원이었다. 주거비를 포함하면 한 달 수험비가 100만원 가까이 되는 셈이다.

지난해 12월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 위치한 고시원에서 지난 8월부터 공무원시험을 준하하고 있는 응시생이 식사시간도 아껴가며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지난해 12월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 위치한 고시원에서 지난 8월부터 공무원시험을 준하하고 있는 응시생이 식사시간도 아껴가며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이들은 수험생활 비용을 어떻게 충당했을까? 응답자의 683명(71%)은 수험생활 동안 가족들의 재정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험준비 이전에 모아둔 돈(예금, 퇴직금) 을 썼다는 사람은 161명(16.8%),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사람은 78명(8.1%)이었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한 연령은 평균 만 26.6세였다. 시험준비를 시작한 이후 최종 합격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2년 2개월로 나타났다.

월평균 지출액(62만원)을 2년 2개월간 지출했다고 계산하면 합격자들은 공무원 시험 준비에 평균 3100만원을 투자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험준비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 비용은 더 늘어난다. 불합격하고 진로를 변경할 경우 오롯이 기회비용이 되는 것도 문제다.

이재정 의원은 “공무원 시험이 유발하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여야 한다”며 “시험과목 조정 등을 통해 민간기업 등의 입사시험과 호환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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