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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손자도 태극마크 달았다

중앙일보

입력

무서운 신인 넥센 이정후, 176 안타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17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년 프로야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9회 초 2사 1루 상황 넥센 1번 이정후가 안타를 치고 있다. 2017.9.17   imag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무서운 신인 넥센 이정후, 176 안타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17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년 프로야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9회 초 2사 1루 상황 넥센 1번 이정후가 안타를 치고 있다. 2017.9.17 imag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바람의 아들' 이종범(47)에 이어 '바람의 손자' 이정후(19·넥센)도 태극마크를 단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다음달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개막하는 2017 아시아 프로야구챔피언십에 출전할 25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일본·대만 3개국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엔 각국 대표팀 경쟁력 향상과 새로운 스타 발굴을 위해 만 24세, 프로 3년차 이하로 출전자격을 제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이종범의 아들인 외야수 이정후다. 올해 휘문고를 졸업하고 넥센에 입단한 이정후는 만 19세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맹활약을 펼쳤다. 시범경기 때부터 맹타를 휘둘러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더니 당당히 주전 외야수를 꿰찼다. 시즌 성적은 타율 0.324에 2홈런·47타점·12도루를 기록했다. 고졸 신인 최초로 전경기(144경기)에 출전했고, 신인 역대 최다 안타(179개), 최다 득점(111점) 기록도 작성했다. 눈에 띄는 경쟁자가 없어 신인왕도 사실상 예약했다. 1993년 건국대를 졸업하고 해태에 입단한 이종범은 그해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지만 신인상은 받지 못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8회 초 1사 2,3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결승 2루타를 날린 이종범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1루로 뛰어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8회 초 1사 2,3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결승 2루타를 날린 이종범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1루로 뛰어가고 있다.

국내 야구에서 부자(父子) 국가대표가 나온 건 30여년 만이다. 인천 야구의 대부인 김진영(82) 전 삼미 감독과 김경기(49) SPOTV 해설위원이 마지막이다. 김진영 감독은 현역 시절 유격수로 활약했고, 내야수 김경기 위원은 대학 시절 태극마크를 단 뒤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출전했다.

현재 TV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종범은 국가대표로도 큰 족적을 남겼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8강) 일본전이다. 이종범은 0-0으로 맞선 8회 초 1사 2, 3루에서 일본 마무리 투수 후지카와 규지를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당시 한국은 이종범의 적시타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당시 관중석에서 아버지의 활약을 지켜봤던 8세 꼬마 이정후는 10여년 만에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자라났다. 더구나 일본 도쿄돔은 이종범-이정후 부자에게 익숙한 장소이기도 하다. 이종범 위원은 일본 주니치에서 뛰던 시절 도쿄돔에서 자주 경기를 했다.

일러스트 이장혁 인턴기자

일러스트 이장혁 인턴기자

이번 대회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함께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다. 이종범 위원이 주루·외야코치를 맡았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태극마크를 함께 다는 꿈을 키웠다"며 기뻐했다. 아들에 대한 말을 아끼는 이종범 위원도 "기분이 좋지만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다.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데 더 좋은 자양분이 되었으면 한다"고 덕담을 했다.

아시아 프로야구챔피언십은 대표팀 전임감독이 된 선동열(54)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치르는 첫 대회다. 대표팀은 3명까지 선발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를 뽑지 않았다. 장현식(NC)·박세웅(롯데)·함덕주(두산)·임기영(KIA·이상 투수) 등 20대 초중반 선수들로만 엔트리를 짰다. 선동열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 따로 와일드카드 선수를 뽑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내년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뛸 수 있는 유망주들을 찾겠다는 계산이다. 이번 대회는 3개국이 풀리그 예선을 거친 뒤 1·2위 팀이 결승전을 치러 초대 챔피언을 가린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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