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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의 변신은 무죄…"씻기만 하는 곳 아니라 안락한 휴식 공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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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집에서 가장 개인적인 공간인 ‘욕실’. 씻거나 생리적 욕구를 해결하는 공간이던 욕실이 달라지고 있다. 휴식을 취하는 공간, 내 집의 개성을 드러내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퍼진 영향이다. 엄익수 현대리바트 영업전략사업부 상무는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의‧식‧주의 마지막인 집을 꾸미는 데 관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소득 높아지고 삶의 질 따지면서 욕실 인테리어 관심 #청결, 위생에 대한 관심 커진 것도 이유 #국내 욕실 시장 4년새 두배 성장…평균 300만원이면 욕실 탈바꿈

노후 아파트가 늘어난 것도 이유다. 서울의 경우 지은 지 15년이 지난 아파트가 50%가 넘는다. 그만큼 집안을 리모델링해 새로 꾸미고 싶어하는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욕실 시장 규모는 2012년 2조원에서 지난해 4조3000억원으로 4년 만에 두 배 성장했다. 올해는 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욕실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한몫 거들었다. 몸을 씻는 기능적인 면에서 벗어나 휴식 공간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황지영 로얄앤컴퍼니 마케팅본부 부장은 “인테리어 초기 단계엔 거실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고 이어 주방, 마지막이 욕실인데 국내 인테리어 시장도 욕실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욕실에 욕조 대신 샤워부스를 선호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 로열앤컴퍼니]

욕실에 욕조 대신 샤워부스를 선호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 로얄앤컴퍼니]

요즘 욕실은 습식에서 건식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욕조 대신 샤워 부스를 선호한다. 욕조를 설치하더라도 일반 욕조의 절반 크기인 반신욕용 욕조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황 부장은 “욕실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이 곰팡이와 눅눅함”이라며 “요즘 소비자들은 그래서 최대한 물기를 없앨 수 있는 형태를 원한다”고 말했다.

공간의 경계를 없앤 보더리스(Borderless)도 요즘 트렌드다. 일반적으로 욕실엔 변기·욕조·세면대가 있지만, 최근엔 화장대나 탁자를 두고 파우더룸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조명도 중시한다. 빛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조명이나 은은한 빛이 인기다.

마감재도 달라졌다. 욕실엔 화이트 타일이나 스테인리스가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은 우드나 대리석을 선호한다. 황동색 놋쇠인 브라스(Brass) 재질의 용품은 일반 스테인리스보다 화려한 느낌을 준다. 타일도 흰색 계열의 단일 색상에서 벗어나 패턴이나 녹색, 파란색 같은 컬러 타일이 유행이다.

흰색 계열의 단일색상 타일보다 패턴이나 녹색, 파란색 같은 컬러 타일이 인기다. [사진 로열앤컴퍼니]

흰색 계열의 단일색상 타일보다 패턴이나 녹색, 파란색 같은 컬러 타일이 인기다. [사진 로얄앤컴퍼니]

관련 업체들도 이런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로얄앤컴퍼니는 1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로얄라운지’를 열었다. 로얄앤컴퍼니 제품 뿐 아니라 70여 개 브랜드 제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편집숍이다. 11가지 욕실 인테리어 패키지부터 변기, 세면대 등을 단품으로 구매할 수 있다. 비누 케이스, 소품까지 별도로 살 수 있다. 욕실 인테리어를 한꺼번에 바꾸는 패키지는 평균 300만원선이다. 세면기‧수전‧양변기‧샤워기‧타일부터 환풍기‧수건설이‧거울까지 욕실 전체를 새로 꾸미는 데 드는 비용이다. 박종욱 로얄앤컴퍼니 대표는 “파트너사와 함께 일반 소비자를 위한 제품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며 "욕실은 하루를 시작하는 가장 소중한 공간인 만큼 앞서 나가는 디자인과 품질, 가격경쟁력으로 원스톱 욕실 라이프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샘은 지난 7월 욕실 인테리어 패키지인 ‘유로 프렌치 클래식’과 ‘유로 매니쉬 모던’을 출시했다. 유로 프렌치 클래식은 거실이나 침실에서 볼 수 있었던 천연대리석 판넬과 수납장으로 이뤄졌다.

일반 욕실 타일보다 7배 정도 큰 천연대리석 판넬은 디자인 뿐 아니라 판넬 사이 이음새가 적어 곰팡이 우려를 덜 수 있다. '유로 매니쉬 모던'패키지는 콘트리트 패턴의 판넬을 적용해 남성적인 분위기를 살렸다. 평균 400만원 선이다.

스테인리스 대신 우드로 된 욕실용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 대림통상]

스테인리스 대신 우드로 된 욕실용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 대림통상]

대림통상도 올 3월 바스전용 브랜드인 ‘도비도스’를 론칭하고 욕실 인테리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각 판매 대리점에 ‘도비도스 존’을 조성했다. 가격에 맞춰 고르던 방식에서 벗어나 커피숍처럼 정해진 인테리어 콘셉트에 따라서 소품까지 일일이 고를 수 있다.

새턴바스는 액상 아크릴 소재를 활용한 인조대리석인 아리움으로 만든 세면대 등 욕실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색이 곱고 부드러운 질감이 특징이다. 탈·부착할 수 있는 프리스탠딩 타입 제품도 내놨다.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20~30% 비싸지만 이사할 때 떼어서 가져갈 수 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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