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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야화(前日野話)] 레형광의 핏빛 투혼

중앙일보

입력

일러스트 이장혁 인턴기자

일러스트 이장혁 인턴기자

"오늘은 무조건 이기라.
안 그라모 다 디진다, 알긋나."

1999년 10월 20일.
플레이오프 7차전에서 1-2로 뒤진 3회.
롯데 간판타자 호세가 홈런을 친 뒤
관중의 투척물에 맞아 난동을 부리다
퇴장당하자 주장 박정태는
팀원들을 불러모아 결의를 다진다.

그리고 연장 11회.
김민재의 적시타로 1점을 앞선 롯데.
에이스 주형광이 세 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하고 포효했다.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

2017년 10월 9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1차전을 내준 롯데의 처지는 풍전등화.
전날 연장 11회에만 7점을 뽑아낸
NC 타자들을 막아내긴 버거워보였다.

하지만 푸른 눈의 왼손 에이스는
날카로운 직구와
타이밍을 빼앗는 체인지업으로
공룡군단을 무력화시켰다.

배트 조각에 맞아
더 이상 마운드를 지키지 못했지만
핏빛 투혼은 18년 전처럼 뜨거웠다.

사직 아재들이 영원히 기억할
그 이름.
브룩스 레일리(A.K.A 레형광).
"MA HAM HAEBOIPSIDA!"

글/ 김효경 기자, 일러스트/ 이장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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