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승용차 세계 최초로 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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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혼다자동차가 세계 처음으로 천연가스 승용차를 시장에 내놓는다.

혼다자동차는 27일(현지시간) 미 디트로이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연가스로 움직이는 승용차 시빅GX(사진)를 내년 중반께 미국 시장에서 판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천연가스 승용차 모델의 상용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시빅 모델을 기본으로 한 혼다의 천연가스 승용차 가격은 대당 2만5백달러(약 2천4백만원)로 책정됐다. 배기량 1천6백68㏄에 1백마력의 힘을 가진 이 승용차는 연료를 가득 채우면 약 3백22㎞를 달릴 수 있다.

특이한 점은 각 가정의 천연가스(도시가스) 배관망에서 직접 연료를 주입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 혼다사는 이를 위해 지분을 투자한 캐나다의 퓨얼메이커사를 통해 가정에서 천연가스 배관망과 연결할 수 있는 특수 연료주입기구를 시판할 예정이다. 불편한 것은 가정에서 천연가스 연료를 가득 채우려면 8시간이나 걸린다는 점이다.

캘리포니아 소재 혼다 R&D 아메리카의 벤 나이트 부회장은 "천연가스 승용차가 휘발유차를 대체하긴 어렵겠지만 사상 처음으로 대체에너지를 사용하는 차량을 본격적으로 시장에 내놓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혼다사는 이미 미국 각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약 1천대의 천연가스 승용차를 공급하는 계약을 한 상태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7일 혼다사의 이번 발표는 환경친화적 대체에너지를 이용하는 차량을 개발하려는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노력의 일환이며 중동 석유의존도를 줄여나가기 위한 부시 행정부의 정책 결과이기도 하다고 보도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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