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발견 1000마리 '살인 개미' 확산과 피해 방지할 대책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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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독개미.[사진 NPR.National Public Radio]

붉은독개미.[사진 NPR.National Public Radio]

지난달 28일과 29일 ‘살인 개미’라 불리는 ‘붉은 독개미’가 발견된 부산항 감만부두의 컨테이너 야적장 주변 반경 100m에 있던 컨테이너는 모두 다른 곳으로 치워졌다. 또 감만부두에서 부두 밖 국내로 이동하는 모든 컨테이너와 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외부인이나 외부 차량의 출입이 통제된 것은 물론이다. 남미가 원산지인 이 독개미는 컨테이너 야적장의 부서진 도로 등에서 발견됐다.

부산항만공사 등 예찰강화와 반출입 물품 검역 강화 #독개미 발견된 감만부두에는 개미집 제거,출입통제· #2일 오후 관계기관 대책회의, 전국 항만 검역강화도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국내 처음 발견된 붉은 독개미의 확산과 피해 방지를 위해 관계기관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부산항만공사(BPA)와 농림축산검역본부는 “해양수산부가 전국 항만에 예찰 활동 강화 등 대책을 수립·시행하도록 지시함에 따라 부산항의 붉은 독개미 확산과 피해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2일 밝혔다.

붉은 독개미 경고 포스터

붉은 독개미 경고 포스터

우선 부산항만공사는 지난달 29일 붉은 독개미로 판명된 다음 날인 30일 곧바로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해 가동에 들어갔다.  비상대책본부는 예산·인력 지원을 담당하는 총괄지원반, 현장모니터링과 방역, 출입통제 등을 할 현장대응반, 관계기관과의 협력과 정확한 정보 제공 등을 맡은 대외협력반으로 구성됐다.

부산항만공사와 농림축산검역본부는 현재 붉은 독개미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추가 조사에 나서는 한편 감만부두 밖으로의 추가적인 확산을 막기 위해 모니터링 강화, 방역업체를  동원해 이동 차량 등을 24시간 방역하고 있다.

지난달 28∼29일 '살인 개미'로 불리는 맹독성 붉은 독개미 1000여 마리가 국내 처음으로 발견된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1일 반출되는 컨테이너 차량에 대한 방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28∼29일 '살인 개미'로 불리는 맹독성 붉은 독개미 1000여 마리가 국내 처음으로 발견된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1일 반출되는 컨테이너 차량에 대한 방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앞서 감만부두에 출입 통제 시설을 설치하고 항만의 반·출입 물품과 컨테이너의 철저한 검역과 검사, 서식 예상지역 내 잡초와 흙 제거 같은 응급조치를 했다.

부산항만공사와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정부관계 부처, 부산항 보안공사, 터미널 운영사 등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부산항 전역에서 붉은 독개미 확산 방지책을  마련하고 이에 필요한 예산과 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달 28∼29일 '살인 개미'로 불리는 맹독성 붉은 독개미 1000여 마리가 발견된 부산항 감만부두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1일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들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8∼29일 '살인 개미'로 불리는 맹독성 붉은 독개미 1000여 마리가 발견된 부산항 감만부두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1일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들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붉은 독개미의 유입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감만부두 컨테이너를 추적 조사해 붉은 독개미 유입이 의심되는 국가 간 공동 대처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부산항만공사 우예종 사장은 “부산항이 전 세계의 화물이 드나드는 세계적인 항만임을 감안해 붉은 독개미와 같은 유사한 해충이 언제든지 유입될 수 있다고 보고 근원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일 오후 3시 경북 김천시 검역본부에서 환경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부산시, 국립생태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붉은 독개미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한다.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발견된 붉은 독개미의 방역조치 상황을 공유하고 확산 방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들 기관은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부처간 공조체제도 구축한다.

지난달 28일 부산항 감만부두 2선석 컨테이너 적재장소에서는 붉은 독개미 25마리가 발견된 데 이어 29일 같은 장소에서 1000여 마리가 서식하는 개미집이 발견됐다. 검역당국은 화물을 따라 외국에서 유입된 독개미가 대규모로 번식한 것으로 추정했다.

부산항만공사의 붉은 독개미 비상대책본부. [사진 부산항만공사]

부산항만공사의 붉은 독개미 비상대책본부. [사진 부산항만공사]

앞서 지난 6월 일본에서도 붉은 독개미가 발견돼 소동이 벌어졌다. 국내에서는 감만부두가 첫 발견이어서 국내 유입시기와 경로, 인명과 농산물 피해여부 등이 보고된 바 없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검역과 김환구 사무관은 “감만부두는 하루 2000~3000개의 컨테이너가 이동한다”며 “지난 6월 일본에서 독개미 소동이 벌어진 이후 지금까지 국내 항만에서 예찰 활동을 강화해왔고, 그 과정에서 이번에 독개미를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의 비상대책본부.[사진 부산항만공사]

부산항만공사의 비상대책본부.[사진 부산항만공사]

미국·일본·중국 등에서 발견된 붉은 독개미는 몸속에 강한 독성물질을 가지고 있어 날카로운 침에 찔리면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심하면 현기증과 호흡곤란 등의 과민성 쇼크 증상을 유발한다. 북미에서는 한 해 평균 8만 명 이상이 붉은 독개미에 쏘이고 100여 명이 사망해 ‘살인 개미’로 불리기도 한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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