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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판사, 동성애는 질병...'전환 치료' 승인

중앙일보

입력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 신인섭 기자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 신인섭 기자

브라질에서 연방 판사가 동성애를 질병으로 간주하고, 심리학자들이 '전환 치료'를 고려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미국 NBC뉴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의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래스젠더) 사회는 해당 판결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브라질의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래스젠더) 협회를 이끄는 토니 레이스 회장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한 걸음 후퇴한 것이라며 인권재판소를 통한 항소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의학, 심리학 등 각계각층의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다니엘 린하레스 콜롬비아 대학 심리학 교수는 전환 치료를 가리켜 "의사가 담배를 처방하도록 하는 것과 같다"며 "환자를 돕는 입증된 방법은 그들이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이도록 돕는 것"이라며 "전환 치료는 환자에게 자신을 받아들이지 말고, 우리가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역설로부터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LGBT 지지 그룹 아웃라잇트 인터내셔널도 해당 판결이 브라질 내 성적 소수자들에게 미칠 나쁜 영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제시카 스턴 아웃라이트 인터내셔널 이사는 "이 판사는 자신의 편견과 동성애 혐오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렸다"며 "동성애를 질병으로 정의하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이 판결의 진정한 의미는 전국의 성적 소수자에게 너무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환 치료란 동성애 등 개인의 성적 지향을 알코올 중독과 같은 질병으로 정의하고, 치료로 바꾸려는 시도를 의미한다. 주로 근본주의 기독교계에서 이를 지지하고 있지만, 2016년 세계 정신의학 협회는 공식적으로 '동성애 치료' 효과가 없으며, 그저 유해할 뿐이라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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