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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성 논란 게임 '데스티니 차일드'…'코피노' 비하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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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노

코피노

게임에 삽입된 일러스트의 선정성 때문에 출시 직후부터 논란을 일으킨 모바일 게임 '데스티니 차일드'가 이번엔 '코피노'를 소재로 한 일러스트 공모작에 시상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게임 개발에 참여한 국내 정상급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업체 대표가 심사평을 남긴 부분이 논란을 확대하고 있다.

게임을 만든 넥스트 플로어와 시프트업은 일러스트 공모전을 열고, 지난 7월 25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응모작을 접수했다. 수상작 발표는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루어졌다. 그러나 수상작 중 코피노를 소재로 한 일러스트가 '특별상'에 선정된 부분이 게임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코피노는 일반적으로 한국인과 필리핀인 사이에서 태어난 이들을 부를 때 쓰는 말이다. 이번 공모전에서 특별상에 뽑힌 일러스트의 응모자는 자신의 그림을 가리켜 "코피노 출신 차일드"(게임 내에서 캐릭터를 부르는 말)라고 소개하며 "필리핀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 수입으로 연명하는 피노"라고 밝히고 있다. '피노'는 응모자가 해당 캐릭터에 붙인 이름이다. 코피노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된다.

응모자는 이어서 "그는 자신과 엄마를 버린 아빠를 찾아 죽이기 위해 전 재산을 털어 선교사를 가장한 브로커를 통해 밀입국을 계획, 허나 사실 브로커는 인신매매 범죄집단의 일원이었고 밀항선 내에서 장기를 적출당한 뒤 토막 난 시신으로 한국 영해에 버려진다"고 캐릭터의 배경에 관해 부연했다. 장기를 적출당한 뒤 악마와 계약했다는 캐릭터 설정이다.

코피노

코피노

코피노를 소재로 일러스트를 제작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코피노는 실제로 피해자가 존재하는 사회문제라는 점에서 그렇다. 한 익명 커뮤니티 사용자는 일러스트를 보고 "가해자쪽(한국)에서 피해자들을 성적으로 대상화 했다"며 "미성년자 외향에 창녀, 장기적출까지. 총체적 난국"이라고 일갈했다.

해당 일러스트에 상을 준 게임 업체 측 역시 문제라는 의견도 공감을 얻고 있다.

실제로 해당 일러스트의 특별상 심사평에는 김형태 일러스트레이터(시프트업 대표)가 직접 코멘트를 달았다. 김형태씨는 과거 '창세기전' 등 유명 게임의 일러스트를 담당한 국내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로, 데스티니 차일드 게임 개발에도 참여했다.

김씨는 심사평에서 "그로데스크한 디자인과 페인팅이 고유의 독창성을 뽐내고 있다"며 "괴기하기만 할 수 있는 고어계열이지만, 캐릭터의 마스크가 호감형이라 캐릭터의 매력을 잘 전달해주는 듯 하다"고 남겼다.

그는 "하지만 설정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번 공모전에서 특별상에 뽑인 응모자들은 상금 10만원과 게임 안에서 쓸 수 있는 아이템을 부상으로 받는다.

데스티니 차일드의 경우 작년 10월 '18세 이상 이용가' 등급으로 처음 출시됐고, 올해 5월 선정성 수위를 낮춘 '12세 이용가 등급'의 '데스티니 차일드 T'로 별도 출시됐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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