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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 ZARA 의류 입는 이들이 알아야 할 '숨겨진 진실'

중앙일보

입력

캄보디아 의류공장 노동자들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 최소 177달러(약 20만원)의 월급을 지급해달라고 호소했다.

[사진 KBS 방송화면]

[사진 KBS 방송화면]

지난 5일 KBS1TV에서는 해외걸작 특선다큐멘터리 '캄보디아 의류공장의 땀과 눈물'을 방영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세계적 의류브랜드 'H&M', 'ZARA' 등의 옷을 생산하는 캄보디아 공장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제작됐다.

적은 임금으로 일을 하는 캄보디아 의류 노동자들. [사진 KBS 방송화면]

적은 임금으로 일을 하는 캄보디아 의류 노동자들. [사진 KBS 방송화면]

다큐멘터리 촬영 당시 의류 노동자는 65만명에 달했다. 이들은 한 달에 약 128달러(약 14만원)를 받으며 의류공장에서 노동 중이었다.

다큐멘터리 촬영팀은 어느 공장이든 취재 가능하다는 세계적 의류브랜드 'H&M' 본사의 약속을 받고 캄보디아로 떠났으나 공장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무언가 숨기고 싶은 일이 있는 듯 공장의 경비는 항상 삼엄했다.

그래서 이들은 의류공장에서 노조 활동을 하다 쫓겨난 사람들이나 임신 등의 이유로 공장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의류 노동자들을 인터뷰하며 공장의 실상을 파헤쳤다.

의류 노동자들의 출근길. [사진 KBS 방송화면]

의류 노동자들의 출근길. [사진 KBS 방송화면]

의류 노동자들의 출근길은 쉽지 않다. 트럭 뒤에 서서 위태롭게 출근하는 이들의 모습은 촬영팀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촬영팀 중 한명은 이동 중 멀미에 구역질까지 했다.

공장에서 일할 수 없는 사람들은 집에 기계를 설치하고 작업을 한다. 그리고 임금은 옷 한 벌 당으로 계산해서 받는다. 재택생산은 규제망 밖에서 생산되는 모든 의류를 통칭한다. 우리가 입는 옷의 상표도 모두 이 노동자들이 직접 손으로 달고 있었다.

한 달 임금으로 생활이 힘든 의류 노동자들은 휴일도 없이 일했다.

노동자들이 제시한 의류노동자들이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임금.[사진 KBS 방송화면]

노동자들이 제시한 의류노동자들이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임금.[사진 KBS 방송화면]

'락스메이'라는 노동운동가는 캄보디아 의류노동자들이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177달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노조 활동을 통해 임금협상을 해야 한다. 그런데 노조에 가입하려면 장기계약을 해야 한다. 그리고 공장은 불법적인 단기계약을 이용해 노동자를 관리하고 있었다. 노조 활동마저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사진 KBS 방송화면]

[사진 KBS 방송화면]

[사진 KBS 방송화면]

[사진 KBS 방송화면]

의류 공장에서 10년을 일했다는 노동자 '속파'는 직장을 잃었다. 속파는 "시간제 노동자를 고용하면서 내 자리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겐 아무것도 없다. 10년이나 일했는데.... "먹을 것을 살 돈도 없다. 집에서 보내주는 달걀만 먹고 있다. 꿈을 가질 수도 없다. 실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라고 말해 촬영팀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공장을 체크하기 위해 바이어가 방문할 예정이 잡히면 "바이어가 공장시찰을 나오면 노동자들은 청소하고 긍정적인 답을 하도록 지시받았다"는 증언도 있었다.

[사진 KBS 방송화면]

[사진 KBS 방송화면]

더는 참을 수 없었던 노동자들은 시위를 벌였지만 2014년 1월 3일 공장노동자 시위는 500명의 무장경찰이 등장하며 유혈사태로 바뀌는 등 시위도 쉽지 않았다.

2015년 캄보디아의 최저 임금은 140달러로 올랐다.[사진 KBS 방송화면]

2015년 캄보디아의 최저 임금은 140달러로 올랐다.[사진 KBS 방송화면]

이들의 노력에 2015년 캄보디아의 최저임금은 128달러에서 140달러(약 16만원)로 올랐다. 이후 의류제조업 최저임금은 꾸준히 상승해 내년 168달러(약 19만원)로 인상 예정이지만,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이 금액은 노동자들이 생활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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