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유준상, MB 시절 대검찰청에 남긴 익명 글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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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성근(왼쪽), 유준상이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사옥에서 열린 월화드라마 '조작'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문성근(왼쪽), 유준상이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사옥에서 열린 월화드라마 '조작'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가 MB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을 공개한 가운데 배우 유준상 씨 등도 여기에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에 추가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아온 유씨가 왜 블랙리스트에 포함돼 있었는지 의문인 네티즌들이 과거 유 씨가 MB 정부 당시 대검찰청 홈페이지 익명 게시판에 쓴 글에 주목하고 있다.

글 작성일은 2009년 5월 26일.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한 이후다.

유씨는 대검찰청 홈페이지 자유발언대에 "너무너무 화가 납니다. 검찰청 선생님들 보고 계신가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겼다.

유씨는 "저는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시민이다. 마흔을 살아오면서 제 주위 사람들은 저의 자존심을 지켜줬고 정의에 어긋나지 않게 하려고 서로 노력하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모멸감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논란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유씨는 "하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어른이셨다. 육두문자가 입 앞까지 나온다. 이건 아니다"라며 "반성하고 사과하라. 정치하는 분들 참 부끄럽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해당 게시판은 익명이며, 유씨 역시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으나 후에 소속사는 해당 글이 유준상이 쓴 글이 맞다고 확인한 바 있다.

[사진 대검찰청 홈페이지 캡처]

[사진 대검찰청 홈페이지 캡처]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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