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비대위 체제 유력 … 김무성 “바른정당 영원히 함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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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왼쪽)과 유승민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의원단 만찬에서 입맞춤을 하고 있다. 이날 만찬엔 당 소속 20명 중 18명이 참석해 당의 진로를 논의했다. [사진 바른정당]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왼쪽)과 유승민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의원단 만찬에서 입맞춤을 하고 있다. 이날 만찬엔 당 소속 20명 중 18명이 참석해 당의 진로를 논의했다. [사진 바른정당]

바른정당의 차기 지도부가 ‘유승민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이혜훈 전 대표의 사퇴로 지도부가 공석 상태인 바른정당이 10일 최고위원 간담회와 의원단 만찬을 잇따라 열고 당의 진로를 논의하면서다.

이르면 다음 주중 비대위 구성 #유 “동지들과 죽음의 계곡 건널 것” #한국당과 통합론은 제동 걸릴듯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만찬 모임에는 김무성·유승민 의원 등 현역 의원 18명이 참석했다. 이 전 대표와 정병국 의원을 제외한 사실상 ‘전원 참석’이다. 이 자리에선 그간 자유한국당과의 통합론에 관심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던 김무성 의원이 “바른정당, 영원히 함께!”라는 건배사를 외쳤다고 한다. 특히 김 의원과 유 의원은 식사 중 입을 맞추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앞서 최고위원 간담회 후 한 최고위원은 “대부분 비상대책위 체제로 가는 게 불가피하다는 데 동의했다”며 “비대위원장 후보에 대해서도 유승민 의원이 가장 적합하다는 의견이 다수였고, 다른 분들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의원단 만찬에 참석하던 유 의원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비대위는 당원대표자회의에서 결정된다”면서도 “(비대위원장을 맡는) 그런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당헌당규상 비대위원장은 최고위에서 선임하면 당원대표자대회에서 추인을 받아 승인된다. 이후 비대위원장은 11명 이내의 비대위원을 직접 선출하고, 상임대표자대회를 열어 추인을 받아 비대위 구성이 최종 확정된다. 하지만 최고위원들이 의견을 모은 만큼 바른정당은 유승민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정하 바른정당 수석 대변인은 “아직 논의가 더 숙성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도 “이르면 다음주 중 구성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이번 정기국회는 홍준표·안철수·유승민 등 대선에서 맞붙였던 야권 후보들이 모두 당의 간판으로 등장하는 ‘돌아온 주자’들의 각축전이 될 전망이다. 한국당도 지난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장외집회를 연 뒤 비상최고위원회를 열여 국회 보이콧을 철회하기로 했다.

‘유승민 체제’에선 그간 당 안팎에서 제기됐던 한국당과의 통합론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유 의원은 이 전 대표와 더불어 ‘바른정당을 통한 보수 개혁’을 주장해 왔다. 물론 당내 ‘한국당 통합파’가 유승민 체제를 인정할지는 미지수라 당내 갈등 가능성은 여전하다. 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편하게 죽는 길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통합론에 제동을 걸었다. 그는 “당장의 선거만 생각해 우리의 다짐과 가치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친다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 것”이라며 “저는 동지들과 함께 ‘죽음의 계곡’을 건널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성운·안효성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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