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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만원 vs 95만원 … 뜨거운 가을 스마트폰 시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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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V30의 가성비냐, 갤럭시노트8의 프리미엄 이미지냐.

베일 벗은 삼성·LG 마케팅 전략 #갤노트8, 매니어 겨냥 고급 이미지 #첫날 예약 39만대 넘어 전작 능가 #V30, 글로벌 인기투표서 훨씬 우세 #가성비 강조위해 공격적 가격 책정

스마트폰 신제품의 가격이 속속 확정되면서 마케팅 전략도 베일을 벗고 있다.

1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대화면 스마트폰 신작 V30 기본모델(저장용량 64GB)의 가격은 94만9300원으로 확정됐다. 용량이 128GB인 V30플러스는 99만8800원이다.

이런 가격은 당초 업계의 예상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V30을 90만원대 후반, V30플러스는 100만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89만9800원이었던 상반기 전략폰 G6에 비해 최신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장착한데다,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등 고가의 부품이 적용돼 가격 인상 요인이 있다는 이유였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LG전자 측은 가격을 다소 낮춘 이유를 “반응이 좋아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반응이 좋다면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이런 역설이 어떻게 가능할까.

LG전자 관계자는 “부품 가격 인상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실시한 것은 반응이 좋은 제품이 나왔을 때 최대한 수요를 끌어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신작 스마트폰을 비교 평가하는 해외 IT전문 매체 ‘안드로이드 어쏘리티’가 최근 글로벌 소비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인기투표에서 V30는 53% 득표로 33%에 그친 갤노트8을 앞섰다. 폰아레나의 투표에서는 63.6%를 얻어 갤노트8(22.8%)을 크게 앞섰다.

스마트폰 전문가인 최형욱 IT컬럼니스트는 “V30이 가성비까지 갖추면 갤노트8과 겨뤄볼만 하다고 LG전자가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 측은 인기의 비결을 개선된 그립감과 개선된 오디오·카메라 성능으로 꼽고 있다. V30의 두께는 전작 7.6㎜에서 7.3㎜로 줄었고 무게는 173g에서 158g으로 줄었지만 화면 크기는 6인치로 전작보다 0.3인치 커졌다. 여기에 표준각 1600만화소, 광각 1300만화소의 듀얼카메라, 영화같은 고화질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시네 비디오’ 기능, 전문가 사진 정보가 샘플로 제공되는 ‘그래피’ 기능 등을 갖췄다. V30는 14일 예약판매를 시작하고 21일 정식 출시된다.

삼성전자는 갤노트8 64GB 모델의 가격을 109만4500원, 256GB는 125만4000원으로 정했다. 기본형 기준으로 V30 보다 14만원이나 비싸다. 그간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100만원이라는 숫자를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왔지만 이를 훌쩍 넘긴 것이다. 업계에서는 갤노트8의 가격 결정 배경을 3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필기구가 강점인 노트시리즈는 매니어층이 많아 가격이 다소 올라도 이탈자 수가 적다는 것과 국내 최고가 제품이라는 프리미엄 이미지가 마케팅에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갤럭시S8(93만5000원)에 비해 노트8에는 S펜이 추가되고, 두 개의 카메라, 고사양 AP,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갖춰 가격 인상 요인이 크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노트8은 그림그리기부터 ‘움짤’ 만들기까지 필기구가 주는 독특한 경험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스마트폰”이라며 “최고가에 걸맞는 최고의 스마트폰”이라고 강조했다. 갤노트8은 예약 판매 첫날인 7일 39만5000대가 판매됐다. 전작 갤노트7이 13일 만에 기록한 38만 대를 하루만에 뛰어넘었다.

신작 스마트폰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방통위는 ‘시장점검 상황반’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운용하기로 했다. 상황반은 이달말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가 자동일몰되고나면 이통3사 간에 지원금 경쟁이 불붙을 수 있어 이를 감시하기 위한 감시반을 내달 1일부터 투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계획을 2주 앞당겨 V30 예판이 시작되는 다음날인 15일부터 감시반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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