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예선 무패→감독 중도 하차→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성공.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까지, 한국 축구는 어느 때보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최종예선 최종전을 마치고서야 결과를 받아들었다. 그야말로 한국 축구는 롤러코스터 같은 행보를 이어갔다.
2차 예선 27골-무실점, 무패 자랑...찬사 잇따라 #최종예선 연이은 패배에 슈틸리케 감독 물러나 #'소방수' 신태용 감독 체제로 힘겹게 본선 진출 성공
2015년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서 준우승한 한국은 그해 6월 16일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 미얀마전을 시작으로 본선 무대를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미얀마전에서 2-0으로 승리한 한국은 같은 조의 라오스·레바논·쿠웨이트와 홈 앤드 어웨이로 맞붙어 8전 전승, 27골·무실점의 완벽한 성적표로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당시 대표팀을 이끌었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겐 '갓(god·신)틸리케'라는 별칭까지 붙을 정도였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은 지난해 9월 1일 막을 올렸다. 최종예선은 시작부터 낌새가 좋지 않았다. 2차 예선 때의 그 팀인가 싶을 정도로 흔들렸다. 한국은 중국과 1차전에서 3골을 먼저 넣고 앞서가다가 후반 2골을 내줘 3-2로 힘겹게 승리했다. 2차전엔 비교적 약체로 꼽았던 시리아와 0-0으로 비겼다. 홈에서 열린 3차전에선 카타르를 맞아 3-2로 힘겹게 역전승했다. 이어진 4차전 이란 원정경기에서 한국은 유효 슈팅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한 채 0-1로 졌다. 대표팀은 크게 흔들렸고 분위기는 악화 일로를 달렸다.
지난해 11월 홈에서 열린 최종예선 5차전에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2-1로 이기고 잠시 분위기를 추슬렀다. 하지만 새해 들어 분위기는 다시 나빠졌다. 지난 3월 최종예선 5차전 중국 원정에서 한국은 무기력한 경기 끝에 0-1로 졌다.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경질론이 나왔다. 7차전에서 시리아에 1-0으로 승리하자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슈틸리케 감독을 재신임했다. 팬들의 비난은 슈틸리케 감독을 넘어 축구협회로 쏟아졌다. 한국은 6월 카타르 원정 8차전에서 2-3로 졌다. 더 이상 축구협회도 슈틸리케 감독을 감쌀 수 만은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남은 기간 연봉을 보장받은 뒤에야 지휘봉을 내려놓고 한국을 떠났다.
이용수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김호곤 위원장이 부임했다. 기술위는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신태용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2015년 아시안컵 당시 대표팀 코치를 지냈던 신 감독은 소방수 역할을 맡아 최종예선의 남은 두 경기에 전력을 쏟았다. 지난달 31일 홈 9차전에서 이란과 0-0으로 비겨 조 2위 자리를 간신히 지킨 한국은 최종전에서 우즈베크와 0-0으로 비기고 천신만고 끝에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