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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투병 매케인, 의회 복귀 앞두고 "여야간 타협해야…의원들, 대통령 부하 아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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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투병 중인 미국 공화당 중진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다음주 의회 개원을 앞두고 1일(현지시간) 여야간 '타협의 정치'를 강조했다. 예산안, 세제개혁, 이민정책 등 쌓인 현안을 놓고 정당간 갈등만 이어가선 안 된다는 것이다. 미국 내 대표적 '매파'로 손꼽히는 그가 스스로의 과거를 반성하고 존중과 타협을 강조하면서 정계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우리를 당파가 아니라 의회의 일원으로 여겨야"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의원. [AFP=연합뉴스]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의원. [AFP=연합뉴스]

매케인 의원은 이날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그동안 다수당은 양보 없이 자신의 뜻만 관철하려 하고, 소수당은 집권당이 어떠한 중요한 일도 못 하게 막는 것이 각자의 역할이라고 믿었다"며 대형 정당의 중진으로서의 자신의 과거를 돌아봤다. 이어 "자신의 이념이 승리하도록 맹렬히 싸울 수는 있지만, 우리는 서로를, 특히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존중해야 한다"며 "타협은 부드럽게 혹은 신속하게 작동하지 않지만, 우리는 당파가 아니라 의회의 일원으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산적한 현안들을 놓고 "여야가 이제는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매케인 상원은 같은 당 출신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선 "공직 경험 없고 언행이 충동적"이라며 쓴소리를 냈다. 그는 "의회가 공직 경험이 없고 발언과 행동이 충동적인 대통령과 국정을 함께해야 하는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타협이 필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매케인 상원은 "우리는 대통령의 부하가 아니며, 우리는 대통령에게 대답하지 않는다. 우리는 미국민에게 대답한다"며 국민을 바라보고 소신있는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종양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던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상원 본회의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왼쪽 눈 위에 수술자국이 선명하다. [AP=연합뉴스]

뇌종양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던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상원 본회의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왼쪽 눈 위에 수술자국이 선명하다. [AP=연합뉴스]

매케인 상원은 앞서 지난 7월, 공화당 지도부가 오바마케어 폐지를 강행하려 하자 혈전제거 수술 흉터가 여전한 상태로 의회에 나와 연설을 하고, 자신의 소신에 따라 당론과 달리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당시 오바마케어의 핵심조항을 삭제하는 '스키니 리필(Skinny repeal)' 법안 표결은 1표차로 부결됐다.

한편, 매케인 상원은 여전히 항암치료 중인 상태지만 오는 5일 여름 휴가를 마치고 오는 5일 개원일에 곧바로 등원할 예정이다. 매케인 상원 의원실은 이달 말 시한인 새해 예산안 처리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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